환경기준 강화로 LPG車 3종류 등 총 4種 시판중단

'판매할 차종이 턱없이 부족해요.'

GM대우자동차가 자사 차량의 잇따른 단종과 판매 중단으로 심각한 차종 부족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대폭 강화된 환경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LPG(액화석유가스)를 연료로 쓰는 다마스와 라보가 지난달 판매중단된 데 이어 다음 달엔 레조의 생산라인도 멈춰선다.

여기에 대형 고급세단 스테이츠맨도 수요부족으로 올초부터 수입·판매를 포기한 상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M대우는 올 들어 3개 차종의 생산 및 판매가 중단된 데 이어 다음 달 1개 모델이 추가로 단종될 예정이어서 비상이 걸렸다.

이들 4개 차종이 없어지면 작년까지 10개였던 판매차종이 마티즈(경차) 칼로스(해치백 소형차) 젠트라(소형차) 라세티(준준형차) 토스카(중형차) 윈스톰(SUV) 등 6개로 줄어든다.

이 같은 판매 차종 감소의 원인은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에서 비롯됐다.

환경부가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두 배 이상 강화하면서 다마스와 라보에 이어 레조까지 생산중단을 눈앞에 두고 있다.

GM대우의 대주주인 미국 GM(제너럴 모터스)의 계열사인 호주 홀덴사에서 수입해 판매하던 스테이츠맨의 경우 국내 수요가 많지 않아 판매를 중지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단종 차량을 대체할 신차가 내년 2분기 이후에나 나올 예정이라는 것.당분간 차종 부족 현상은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GM대우는 올 하반기 2인승 스포츠카 G2X를 내놓지만 판매 증대에 기여할 만한 모델은 아니다.

홀덴사와 공동개발 중인 스테이츠맨 후속 차량은 내년 하반기께나 나온다.

강화된 환경 기준을 맞춘 다마스와 라보의 후속모델 시판 시기도 내년 2분기께나 이뤄질 전망이다.

라세티와 마티즈 후속 모델도 내년 하반기 또는 2009년 이후에 선보일 계획이어서 조기단종 모델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만한 대체 차량이 없는 실정이다.

GM대우 관계자는 "경쟁사인 현대차는 승용차와 레저용차량(RV) 차종을 합쳐 모두 11개 모델을 팔고 있고,기아차도 판매 차종이 10개에 달한다"면서 "잇따른 판매중단으로 국내외 판매량을 지난해(152만대)보다 20%가량 늘린다는 올해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수입차에 대해서는 강화된 환경기준 적용을 2년 이상 유예해주면서 국산차에만 엄격한 기준을 즉시 적용해 단종 차량이 늘어났다"며 "국산차와 수입차에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