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의 건설 여부가 최종 판가름나는 행정협의조정 2차 본위원회 개최가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롯데그룹의 112층(555m) 건설계획을 승인한 서울시와 공군 간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와 공군 관계자들이 다음 주에 만남을 갖고 막판 조율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27일 행정협의조정 본위원회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쟁점은 무엇인가

결국 '높이'가 문제다.

555m로 짓겠다는 롯데 및 서울시와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의 안전 문제 때문에 건축물 높이를 203m로 제한해야 한다는 공군의 입장이 조금도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작년 7월 1차 본위원회의 결정으로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가 외부 기관에 의뢰해 시행한 용역 결과에 대해서도 공군쪽이 '수용 불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건교부 의뢰로 이 용역을 수행한 외부 기관은 "제2롯데월드 주변 서울공항에 비행기 이착륙 경로를 일부 조정하고,공군의 레이더 시설을 최신 시설로 교체하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는 것을 전제로 112층 건축계획을 승인해도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우리(공군)라고 제2롯데월드 건립을 반대하고 싶겠느냐"며 "국가경제 등을 생각해 전향적으로 검토해봤지만,해외 국가원수들이 이용하는 서울공항의 특성을 감안할 때 외부 기관의 용역 결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공군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군과 다음 주 초에 만나 마지막으로 남은 쟁점에 대해 절충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행정협의조정위원회까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만날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여 이번 만남이 사실상 마지막 이견 조율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롯데가 제2롯데월드에 집착하는 이유

그룹 오너인 신격호 회장 평생의 숙원사업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와의 인터뷰에서 "여생의 꿈이라면 한국에 세계 최고 높이의 제2롯데월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 안팎에선 올해 85세인 신 회장이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한국에 세계적인 랜드마크 타워를 하루 빨리 완공시키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월드 개관 직후인 1990년대 초반부터 제2롯데월드를 구상해온 신 회장의 원대한 '밑그림'은 이 일대에 세계적인 관광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대중적 이미지로 자리잡은 롯데월드에 6성급 호텔과 명품 쇼핑몰 등으로 고급스럽게 무장한 제2롯데월드를 더해 이 일대를 세계적 랜드마크로 부각시키겠다는 의지다.

◆관심 집중되는 송파구

건축허가 승인이 난 이후 10년을 끌어온 제2롯데월드 사업의 성사 여부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송파지역의 이목도 그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2롯데월드 건설이 집값 상승의 재료로 부각돼 있는 상황이다.

정동수 송파구의회 의장은 "제2롯데월드가 건설된다면 송파구는 세계적인 '명품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