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양금속, 9.11 테러 현장에 다시 서는 108층 '프리덤 타워'에 외장재용 1600t 전량 공급

국내 중견 알루미늄업체가 2001년 9·11 테러로 붕괴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에 세워지는 '프리덤 타워'에 들어갈 알루미늄 외장재를 전량 공급한다.

알루미늄 압출·가공전문 업체인 신양금속(대표 하장홍)은 미국 최대 커튼월(Curtain wall) 회사인 벤슨사로부터 108층,541m 높이의 프리덤 타워 본관(조감도) 건물 벽을 장식할 알루미늄 외장재에 대한 공급권을 따냈다고 4일 밝혔다.

하장홍 대표와 루 나일즈 벤슨사 회장은 8일 경기도 시화공단에 있는 신양금속 본사에서 만나 정식 계약서에 서명한다.

벤슨사는 프리덤 타워의 커튼월 설계와 시공을 맡은 회사다. 커튼월은 고층 빌딩에서 하중을 지지하는 세로축인 기둥이나 가로축의 보 골조와는 달리 칸막이 구실만 하는 바깥 벽이다. 벤슨은 이 벽을 알루미늄과 특수 강화유리로 제작키로 하고 지난 4월 알루미늄 외장재 공급 업체 선정을 위한 국제 경쟁 입찰을 진행했다.

신양금속은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 등 4개사를 제치고 이번 알루미늄 외장재 납품권을 수주했다. 공급 규모는 양으로 따져 1600t이며 금액으로는 1500만달러에 달한다.

하 대표는 "벤슨사와는 2001년부터 모두 17개 프로젝트에서 3000만달러 규모의 공사 납품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해 왔다"며 "알루미늄 압출과 가공,도장 등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수행한 공사에서 보여준 제품력을 인정받아 수주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덤 타워는 기획 단계부터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건물"이라며 "이번 수주로 기술력을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신양금속은 정식 계약 체결 후 건축용 알루미늄을 프리덤 타워 외벽 설계에 맞게 압출,도장해 내년 4월부터 2009년 8월까지 벤슨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프리덤 타워는 본관 건물 및 60층짜리 2개 건물,50층짜리 1개 건물로 구성된다.

본관은 현재 기초 공사 중이며 나머지 3개 건물은 설계 작업 중이다.

한계한 신양금속 부장은 "본관 건물 수주로 나머지 3개 건물에 대한 알루미늄 외장재 공급도 확실시된다"며 "프리덤 타워 수주를 통해 높아진 위상을 발판으로 전 세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76년 설립된 신양금속은 경기 시화공단 2만5000평 부지에 3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능력이 4만5000t에 달한다. 이 회사는 2005년 '2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작년 매출은 1520억원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