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수출 상대적 호조..주택.재고조정 여전 부담

미국 경제가 지난 4년여의 약세에서 벗어나 괄목할만한 회복의 탄력을 받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조짐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관계자들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발표된 미 노동부의 5월 신규고용창출 규모가 예상을 초과한 15만7천명으로 나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주 공개되는 4월 공장주문과 5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와 1분기 생산성 수정치, 그리고 4월의 무역수지 통계들이 모두 경기 상승을 확인하는 긍정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택시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재고도 여전히 조정되는 국면이기 때문에 성장 여력이 풀가동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신중론도 제기됐다.

리서치 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이절 골 애널리스트는 AFP에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지난 2002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0.6%에 그쳤다고 지적하면서도 실업률이 연율 기준 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2분기 성장에 탄력이 붙을 것임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4~6월 성장이 2.5~3.0%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메릴랜드대학 경제학과의 피터 모리치 교수는 올해 미국의 GDP 성장이 1.8~2.3%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등으로부터 싼 제품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등 충격이 계속 불가피하다"면서 따라서 "3.5% 수준의 예전 성장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5일 발표되는 ISM 지수도 지난 달 55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수치가 50 이상이면 경기확장 국면을 의미한다.

4월의 ISM 지수는 56이었다.

수출 호조에 따른 월간 무역적자 축소도 경기 전망을 밝게 하는 변수로 지적됐다.

8일 발표되는 월간 무역 수지는 4월 중 무역적자가 634억달러 가량으로 전달의 639억달러보다 줄어든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3월의 무역적자는 유가 강세에 특히 타격받아 예상치를 초과한 바 있다.

이로 인해 3월의 GDP 성장이 1%포인트 깎이는 효과가 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그러나 경기 회복세가 아직은 충분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신중론자들은 6일 발표되는 1분기 생산성 수정치를 지적하면서 이것이 1.0~1.4%로 지난 달 예상했던 1.7%보다 낮아진 것임을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상무부가 지난 주 발표한 바에 따르면 4월까지의 한 해 사이 인플레가 2% 가량 상승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목표치'에 머문 것으로 분석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가중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뉴욕 소재 소시에테 제너럴의 스티븐 갤러허 애널리스트는 AFP에 "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전망했으나 이제는 판단을 바꿨다"면서 "미 경제의 중기 둔화 사이클이 끝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가 또 다시 인상되는 타이밍이 언제가 될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 소재 마리아 피오리니 라미레스의 미국 담당 조슈아 샤피로 수석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지난 겨울 소프트패치를 통과했다는 판단"이라면서 "주택시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기는 하나 경제의 다른 부문들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AG 에드워즈의 게리 테여 수석애널리스트는 AFP에 회복세가 탄력을 받고 있기는 하나 2.4분기 성장이 2.4% 수준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주택시장 둔화와 재고 조정이 여전히 성장의 발목을 붙잡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