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증시에서 그동안 주가를 비관적으로 보던 한 리서치 센터장이 낙관론으로 돌아서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와 유동성을 감안하면 증시 앞날은 밝아 보이지만 최근처럼 비관론자조차 낙관론으로 돌아설 때 투자자들이 해야 할 것은 증시가 붕괴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제라미 시겔이 권유하는 방식대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일이다.

만약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은 전광판에 흥분돼 주식을 매입하다간 큰 손실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시겔형 전략이란 그때그때의 증시 상황에 따른 인기주,주도주와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말한다.

주식을 저축처럼 장기투자나 간접투자할 것을 권하는 시대에 있어서는 지금 당장보다 10년 후에 돈이 되고 20년 후에는 노후 대비가 되면서 30년 후에는 자녀상속이 가능한 이른바 명품 포트폴리오로 다시 짜야 한다.

'코스피지수 1700 시대'를 맞아 개인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있어서 핵심이 돼야 할 것은 지수연동 상품에 가입하는 일이다.

제아무리 날고 기는 주식 투자자나 사모펀드라 하더라도 운용비용이 낮은 인덱스 펀드만큼 실적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반복해서 입증된 사실이다.

지수연동 상품을 토대로 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은 시겔이 강조하는 'DIV' 지침대로 주식을 보유해 포트폴리오를 보완해야 한다.

국내 증시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진 DIV 지침이란 배당(Dividend)과 국제화(International),가치평가(Valuation)의 첫 글자를 딴 주식보유 전략을 말한다.

배당을 강조하는 것은 경기가 불황이거나 증시가 무너지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이 유지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또 국제화는 갈수록 세계경제의 중심 축이 미국·일본·유럽에서 브릭스·친디아로 옮겨가는 추세를,가치평가는 성장기대치에 대해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기업 주식이 궁극적으로 수익이 높다는 것을 감안한 전략이다.

특히 워런 버핏 등과 같은 세계적인 주식 부자들이 가치평가를 강조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스피지수 1700 시대'를 맞아 뒤늦게 증시에 뛰어든 일부 투자자들처럼 성급한 마음에 인기주와 주도주 위주로 주식을 추격 매입하다간 '성장의 함정(growth trap)'에 빠져 실제로 수익을 얻지 못한다.

시겔의 전략을 토대로 현 시점에서 가상적인 포트폴리오를 짜 보자.만약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있다면 그 자금의 50% 정도를 먼저 지수연동 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간 비중은 펀드가입 금액의 6 대 4 비율로 국내 펀드에 무게를 두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주식연동 상품에 투자한 자금을 뺀 나머지 50%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배당을 우선적으로 지급하는 기업의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신탁(REITs)에 투자해 배당률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또 글로벌 비중이 높은 거대 기업이나 사업이 다각화된 다국적 기업 주식을 매입할 것을 권한다.

업종별로는 석유와 천연자원이나 제약과 필수 소비재 같은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기업 주식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거나 기업 생명이 오래된 주식,벅셔 해서웨이와 같은 세계적 펀드들이 보유하는 주식을 참조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포트폴리오를 짜고 나면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루비콘 기질을 발휘해야 한다. 세계적인 부자(Super Rich)일수록 돈을 벌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을 선택하면 루비콘 강을 건너면 되돌아 올 수 없듯이 어떤 상황과 위험이 닥친다 하더라도 초지일관 밀어붙인다는 점을 가슴 깊이 새겨둘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