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인 조선업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선박 건조량 기준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올 1,2월에는 급기야 한국마저 제치고 수주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벌크선 위주의 발주를 했지만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도 수주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실제로 LNG선,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건조 기술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중국 조선업계의 이 같은 약진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설비 투자와 연합ㆍ합병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규모의 경제'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영기업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를 1998년 CSSC와 CSIC(중국선박중공업집단공사)로 분할하면서 조선산업의 경쟁과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2015년 건조량 35%로 세계 1위 조선국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초대형유조선(VLCC) 등과 같은 초대형 선박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를 현재 9개에서 2015년까지 17개,대형 도크도 2015년까지 23기로 늘려 현재 15기인 우리나라를 앞지른다는 목표다.

이 같은 중국의 막대한 설비투자 효과는 벌써부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중국선박보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 이후 대형선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 수가 최소 23개 이상에 달해 15개 도크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을 건조량에서 여유 있게 앞설 수 있다. 또 월드야드(World Yard)는 중국 81개 조선소의 연간 건조 능력이 현재 1238만DWT 수준이지만 2011년에는 3500만DWT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조선업계의 급성장은 주력선종인 벌크선의 대량 발주 추세 등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수주물량의 40%가량을 범용선인 벌크선으로 채우고 있다. 아직은 기술 수준이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인 셈이다. 하지만 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향상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기본설계 분야 등의 기술력은 앞으로 4~5년 안에 현재 한국의 95% 수준까지 따라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중국기계산업연합회는 "중국이 2010년께 세계 최고의 조선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내 일부 전문가들도 중국의 건조 선종이 VLCC나 LNG선으로 확대된 상황이어서 2010년 이후에는 한국과 경쟁하는 선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범상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교수는 "중국 조선업계에 대학원 출신 고급인력이 상당히 많이 유입되고 있다"며 "우리가 전문인력 양성을 소홀히 할 경우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힐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