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한국 백년大計] 과감한 투자ㆍ우수인력ㆍ無분규 '3박자'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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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조선 세계1위 이유 뭔가
철강ㆍ기자재등 탄탄한 전후방산업도 한몫
한국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조선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업의 세계 1등 비결로 △과감한 설비투자 △우수한 인력 △탄탄한 전후방연관산업 △10년 넘는 무분규를 꼽는다.
◆과감한 설비투자=국내에선 1990년대 초 집중적으로 조선산업에 대한 과감한 설비투자가 이뤄졌다. 당시 국내 업계는 1990년대 후반부터 조선산업이 호황기를 맞고 2000년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반대로 당시 세계 1등이었던 일본은 정반대 시각으로 업황을 바라봤다. 조선산업이 잠깐 살아나다가 2005년을 전후해 시장이 꺾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일본은 추가 설비확장에 대단히 미온적이었고 오히려 도크 축소,기업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시도했다.
한국과 일본의 선택은 세계 조선업계 판도를 바꿔놓았다. 배가 없어 야단인 유럽ㆍ미국 등지의 선주사와 해운사들은 당연히 약속된 기간 안에 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조선사를 찾아다녔고,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추고 주문을 받을 준비가 돼 있었던 한국이 세계시장을 휩쓸기 시작했다. 결국1999년 한국은 세계시장 점유율(수주량 기준)에서 일본을 추월하며 '조선 1위'에 등극했다.
◆우수한 인력=조선산업 초창기에 당시 유망분야였던 조선학과에 우수 인력들이 집중됐으며 이들이 학계 및 연구소에서 기초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조선분야에 적용되는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IT기술도 활발하게 채택하고 있다. 또 각 조선소에 소속돼 있는 다수의 우수한 기술인력들은 선주의 다양한 요구를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 수주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일본은 표준 선형제를 선호함으로써 선주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설계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능력면에서 한국에 뒤진다. 조선소 현장 기능인력의 생산성 및 숙련도의 경우 단일 공정에 있어서는 일본을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탄탄한 전후방 산업=한국 조선산업 성공에는 전후방 산업기반이 뒷받침하고 있다. 조선산업을 둘러싼 전후방 산업의 밑받침 없이는 한국 조선산업이 이렇게까지 크지 못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먼저 후판(선박용 철판)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무려 460만t의 후판을 필요로 했다. 그 가운데 60~70% 가 포스코 동국제강 등 국내 업체에서 조달됐다.
조선기자재산업 성장도 조선산업이 세계를 제패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대형 조선사들을 떠받치고 있는 중소 기자재 업체 수는 540여개사에 달한다. 소형 기자재 업체까지 총망라하면 1000~3000개 업체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일반 범용상선의 경우 기자재를 90% 이상 국내 업체에서 조달한다.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국산화 비율도 50~60%에 달한다. 고품질 엔진의 원활한 공급 역시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두산엔진 STX엔진 등 국내 중ㆍ대형 엔진 메이커들이 세계 선박용 엔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모두 합쳐 60%에 육박할 정도다.
◆10년 넘는 무분규=노사간 무분규도 국내 조선산업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무분규는 조선소 경영과 생산라인 안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생산 분위기가 안정되다 보니 기술 개발과 품질향상 작업에 주력할 수 있는 것.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조선소는 그야말로 처절한 노사분규 현장이 었다. 1987년 58일 총파업,1988년 128일 총파업,골리앗크레인 농성 등 노동계 파업을 주도한 사업장이 바로 조선소였다. 조업에 차질이 빚어지자 선박 인도 일정까지 연기돼 고객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노사분규 대명사로 불렸던 현대중공업의 경우 12년 연속 무분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노조 창립 18주년 사상 최단 기간(1개월) 임금협상 타결 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송대섭 기자 dsson@hankyung.com
철강ㆍ기자재등 탄탄한 전후방산업도 한몫
한국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조선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업의 세계 1등 비결로 △과감한 설비투자 △우수한 인력 △탄탄한 전후방연관산업 △10년 넘는 무분규를 꼽는다.
◆과감한 설비투자=국내에선 1990년대 초 집중적으로 조선산업에 대한 과감한 설비투자가 이뤄졌다. 당시 국내 업계는 1990년대 후반부터 조선산업이 호황기를 맞고 2000년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반대로 당시 세계 1등이었던 일본은 정반대 시각으로 업황을 바라봤다. 조선산업이 잠깐 살아나다가 2005년을 전후해 시장이 꺾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일본은 추가 설비확장에 대단히 미온적이었고 오히려 도크 축소,기업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시도했다.
한국과 일본의 선택은 세계 조선업계 판도를 바꿔놓았다. 배가 없어 야단인 유럽ㆍ미국 등지의 선주사와 해운사들은 당연히 약속된 기간 안에 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조선사를 찾아다녔고,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추고 주문을 받을 준비가 돼 있었던 한국이 세계시장을 휩쓸기 시작했다. 결국1999년 한국은 세계시장 점유율(수주량 기준)에서 일본을 추월하며 '조선 1위'에 등극했다.
◆우수한 인력=조선산업 초창기에 당시 유망분야였던 조선학과에 우수 인력들이 집중됐으며 이들이 학계 및 연구소에서 기초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조선분야에 적용되는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IT기술도 활발하게 채택하고 있다. 또 각 조선소에 소속돼 있는 다수의 우수한 기술인력들은 선주의 다양한 요구를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 수주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일본은 표준 선형제를 선호함으로써 선주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설계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능력면에서 한국에 뒤진다. 조선소 현장 기능인력의 생산성 및 숙련도의 경우 단일 공정에 있어서는 일본을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탄탄한 전후방 산업=한국 조선산업 성공에는 전후방 산업기반이 뒷받침하고 있다. 조선산업을 둘러싼 전후방 산업의 밑받침 없이는 한국 조선산업이 이렇게까지 크지 못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먼저 후판(선박용 철판)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무려 460만t의 후판을 필요로 했다. 그 가운데 60~70% 가 포스코 동국제강 등 국내 업체에서 조달됐다.
조선기자재산업 성장도 조선산업이 세계를 제패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대형 조선사들을 떠받치고 있는 중소 기자재 업체 수는 540여개사에 달한다. 소형 기자재 업체까지 총망라하면 1000~3000개 업체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일반 범용상선의 경우 기자재를 90% 이상 국내 업체에서 조달한다.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국산화 비율도 50~60%에 달한다. 고품질 엔진의 원활한 공급 역시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두산엔진 STX엔진 등 국내 중ㆍ대형 엔진 메이커들이 세계 선박용 엔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모두 합쳐 60%에 육박할 정도다.
◆10년 넘는 무분규=노사간 무분규도 국내 조선산업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무분규는 조선소 경영과 생산라인 안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생산 분위기가 안정되다 보니 기술 개발과 품질향상 작업에 주력할 수 있는 것.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조선소는 그야말로 처절한 노사분규 현장이 었다. 1987년 58일 총파업,1988년 128일 총파업,골리앗크레인 농성 등 노동계 파업을 주도한 사업장이 바로 조선소였다. 조업에 차질이 빚어지자 선박 인도 일정까지 연기돼 고객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노사분규 대명사로 불렸던 현대중공업의 경우 12년 연속 무분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노조 창립 18주년 사상 최단 기간(1개월) 임금협상 타결 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송대섭 기자 dss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