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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버랜드CB 항소심 '유죄'] '그룹차원 공모여부'는 판단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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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이 1심에 이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 항소심에서도 전ㆍ현직 대표이사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그러나 삼성 계열사들이 CB를 실권해 에버랜드 지배권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삼성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는지를 법원이 판단하지 않은 데다,검찰과 삼성 측 모두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이 커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삼성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CB 발행이 이 전무에게 에버랜드 지배권을 넘기기 위해 이뤄졌으며 회사에 손실을 끼친 만큼 허태학 박노빈 에버랜드 전·현직 대표에게 배임죄가 성립된다는 판결이다.

    특히 1심 선고에서는 CB의 적정가격 산정이 어렵고 회사의 손실액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한 반면 항소심은 형량이 더 높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소한 에버랜드의 적정 주가는 1만4825원 이상이며 이 전무는 186억원 이상인 주식을 96억여원에 인수해 차액인 89억425만9025원의 이익을 챙겨 그만큼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배임 행위에 삼성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암묵적으로 공모하거나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면서도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는지는 배임죄 성립과 무관하다"고 밝혀 주주들이나 삼성 계열사와의 공모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CB 발행을 결의한 이사회는 무효며 "현저히 낮은 가격에 발행할 경우 대법원은 발행 자체를 무효로 보기도 한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이미 주식으로 전환되고 이를 이 전무가 넘겨받은 사실 자체를 무효화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그룹 경영권이 넘어가는 중대 사건을 계열사 경영자 두 명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상위 결정권자인 이건희 회장 소환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재판부의 판결문을 충분히 검토한 후 신중히 처리하겠다"면서 "일단 2명만 기소했는데 나머지 31명에 대해서도 기소·불기소를 포함해 대응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31명의 주주에는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도 포함돼 있다.

    검찰은 또 에버랜드의 적정주가를 주당 8만5000원으로 산정하고 배임액수를 969억원으로 봤던 만큼 89억여원만 인정한 항소심 선고에 불복해 상고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도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변호인들을 통해 상고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상고는 항소심이 끝난 뒤 1주일 내에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대법원 선고가 끝날 때까지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태웅/문혜정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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