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명 통일.CI 통합 추진

◆ 본사.계열사간 임원인사 교류

◆ 연결경영체제 구축 잰걸음


포스코의 '그룹 경영 체제' 구축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출자사와의 연결경영을 강조한 이후 '오너 없는 포스코식 지배구조' 만들기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28일 포스코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본사와 계열사 간 임원 인사 이동 △계열사 사명 통일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에는 계열사 로고 통일화를 추진하는 등 그룹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해외투자와 신성장동력 발굴을 조율하고 관리해 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23개 계열사 'POS~'의 이름으로

포스코의 그룹 통합 작업은 경영기획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영기획실은 최근 CI(기업이미지) 통합 차원에서 18개 계열사의 로고 현황을 파악하는 등 사전조사 작업을 벌였다.

이를 통해 계열사들을 유사(類似), 독자(獨自), 상이(相異) 로고를 가진 3개의 그룹으로 분류했다.

'POSCO'로고와 동일한 글자체를 사용해 로고 통일이 필요없는 계열사는 포스코건설, 포스코파워 등 8개사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10개사는 글씨체와 도안이 다르거나 전혀 다른 로고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스코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로고 통일 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명통일 작업도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계열사 이름 앞에 '포스~'를 붙이며 통일된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강관 및 선재 제조업체인 창원특수강은 '포스코특수강'으로,부동산을 임대·관리하는 동우사는 '포스메이트'로 사명을 바꿨다.

포항강판(냉연)과 포철기연(설비관리ㆍ플랜트),포철산기(철강정비)는 올해부터 각각 '포코스' '포스엠' '포스멕'이라는 이름을 병행해 사용 중이다.

최근 인수한 '한국코아'도 '포스코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범(汎)포스코 차원의 임원인사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그룹화 움직임과 맥이 닿아 있다.

지금까지 포스코는 계열사 간은 물론 계열사와 본사 간 인사이동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인사에서 공윤찬 전남드래곤즈 대표이사를 본사 상무로, 이인봉 포스데이타 상무를 본사 상무대우로 새로 선임하면서 그동안의 인사 원칙을 깼다.

일각에선 포스코가 각종 기업 인수전에 적극 나서는 한편 관련 기업과의 지분 제휴를 통해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도 그룹 경영 체제 강화와 관련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현재 23개 계열사(총자산 32조7000억원)를 거느리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자산순위 9위인 '국내 10대 대기업'이다.

하지만 그동안 '범 포스코''포스코 가족' '포스코 및 계열사' 등으로 표현해 왔을 뿐 '그룹'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오너경영 체제가 아닌 포스코에는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라며 거부반응을 보여 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올해 화두로 '글로벌'과 함께 '그룹'을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그룹 경영 체제 구축은 역점 사안"이라며 "최근 이 회장이 재벌 체제의 대안으로 포스코식 지배구조 모델을 강조한 것도 오너 없는 포스코식 그룹 경영 체제 구축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