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를 맡으며 게임을 즐길 날이 머지않았다.

후각을 자극하는 게임이 수년 내에 등장할 전망이다.

요리게임을 할 때는 음식 냄새가 나고 슈팅(총싸움)게임을 할 때는 화약 냄새가,레이싱(자동차경주)게임을 즐길 때는 휘발유 냄새가 나는 식이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쿄공업대학 나카모토 교수팀은 최근 일본 과학미래관에서 컴퓨터에 냄새센서를 장착,상황에 따라 다양한 냄새를 풍기는 게임을 시연했다.

연구진은 냄새를 전기신호로 저장했다가 특정 게임 장면에서 냄새를 풍기는 기술을 선보였다.

요리게임 시연에서 게이머는 카레 메뉴를 선택해 헤드셋에 달린 어댑터를 통해 카레 냄새를 맡고 나서 요리를 시작했다.

컴퓨터 화면에 있는 양파 고기 당근 등 재료 아이콘을 클릭해 하나씩 냄새를 맡은 뒤 프라이팬에 넣고 볶았다.

냄새 강도는 재료의 양에 따라 달라졌다.

게임 속 완성 요리는 실제 카레와 비슷한 냄새를 풍겼다.

시연에서는 실생활에서 맡을 수 있는 냄새와 똑같은 냄새를 풍기는 애니메이션도 공개됐다.

아이와 개의 산책을 그린 단편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이가 개와 함께 산책하면서 접하는 꽃 휘발유 등의 냄새가 영상을 보는 관람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전문가들은 기존 후각 연구는 한 가지 냄새만 풍기는 수준이었지만 이번 시연에서는 다양한 냄새를 임의로 제조해 각기 다른 냄새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20년간 냄새를 연구해온 나카모토 교수는 "냄새 재생 기술을 영화,홈시어터뿐만 아니라 게임,의료,교재 등에서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냄새를 풍기는 게임이 나오면 현실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