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자산의 일부를 선물·옵션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파생상품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설정액이 사상 처음 2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파생상품펀드는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데다 수익률도 천차만별이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기 모으는 파생상품펀드

24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파생상품펀드 설정액은 2004년 5월 첫 설정 이후 3년여 만인 지난 22일 20조170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하루평균 220여억원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파생상품펀드는 지난 4월 이후에만 150여개나 새로 출시됐으며 이들 펀드에 몰린 자금만도 2조원에 달한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펀드에 이처럼 자금이 몰리는 것은 파생상품펀드의 주류인 ELS에 투자하는 펀드(ELF·주가연계펀드)가 주식시장 강세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상당수의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분산투자 차원에서 파생상품펀드에 가입하고 있는 점도 한 요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파생상품펀드는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ELF가 대부분이다.

인덱스펀드의 경우 수수료가 낮고 지수 상승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ELF의 경우 기초자산의 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고 상품마다 수익구조가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LS는 자산의 일부를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하는 까닭에 기초자산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 주의해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액이 50억원이 넘고 6개월 이상 운용되고 있는 107개 ELF의 올 수익률은 최고 56%를 기록했다.

'한국부자아빠조기상환2스타G3단위파생K-1''우리2스타파생상품16''우리2스타파생상품13''AGI-2스탁Ⅶ파생상품G-1' 등은 수익률이 50%가 넘는다.

하지만 ELF의 투자 대상인 일부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기아차삼성SDI 삼성전자 현대차 LG필립스LCD 주가와 수익이 연동되는 상품의 경우 원금 손실을 입고 있다.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만기가 도래해 원금 손실이 확정된 ELS는 모두 14개다.

이들 상품에 투자한 금액은 총 1629억원이었으나 원금 손실로 만기에 상환받은 금액은 557억원에 그쳐 원금의 65.78%를 손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는 않았지만 원금 손실이 날 정도로 기초자산의 가격이 하락한 ELS는 모두 134개로 전체(2162개)의 6.19%로 집계됐다.

상품별로는 삼성SDI와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CJ투스타Ⅴ파생상품8' 펀드는 올 수익률이 -15.68%,최근 1년 수익률은 -38.31%를 기록했고 기아차와 K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한투스타Ⅵ파생상품3' 펀드도 올 수익률이 -14.84%,최근 1년 수익률은 -37.89%까지 밀려났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ELF 투자 시에는 기초자산이 무엇이고 이들 기초자산의 시장 전망이 어떤지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은행 예금 및 다른 주식형펀드 등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김남국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