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정책 리스크로 지난해 초부터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던 제약주들이 점차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업종지수는 전날 대비 4.63% 급등하며 단연 두각을 보였다.

최근 엿새 연속 상승세다.

업종 대표주인 유한양행이 6.42% 급등한 것을 비롯해 한미약품(5.79%), LG생명과학(5.78%), 대웅제약(9.02%), 종근당(8.42%), 동아제약(4.66%) 등 주요 제품들이 모두 큰폭의 오름세를 탔다.

증시 전문가들은 2005년 가파른 주가 상승 이후 지난해부터 오랜 조정을 받았던 제약주들이 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영업실적 개선,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의 부각 등에 힘입어 다시 한번 상승 전환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증권 하태기 애널리스트는 "제약주는 한미 FTA와 정부의 약제비 억제정책 등이 겹치면서 1년 5개월이라는 과도한 조정을 받아왔다"며 "그러나 제약주가 펀더멘털 측면에서 재상승할 시기가 도래해 긴 조정을 마무리 짓고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애널리스트는 그 근거로 주가의 저평가 국면 진입, 주요 제약사의 영업이익 증가 추세 지속, 장기적 고성장성, 유통부문의 점진적인 투명성 제고 등을 들고 정부의 약제비 억제 이슈도 향후 제약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 권해순 애널리스트도 "상반기에는 FTA 체결 및 이와 관련된 제도 변화 우려로 제약업종의 주가 변동성이 컸으나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해소되고 있다"며 "하반기 제약업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각각 17%, 44%로 타업종보다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이어 "상위사를 제외한 제약업종 평균 주가이익비율(PER)은 13배로 제약업종의 높은 매출액과 이익 성장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상위사들은 업종 평균을 상회하는 실적 모멘텀 부각과 연구개발 성과의 가시화, 해외 사업 진출 등으로 프리미엄 부여가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증권도 이날 최근 신약 프로젝트에 대한 가치 재평가 흐름을 반영해 제약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력적(Attractive)'으로 상향했다.

다만 종목 선정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를 당부했다.

대한투자증권 조윤정 애널리스트는 "정책관련 악재들이 대부분 노출됐고 하반기 실적모멘텀과 저평가 상태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은 제약주 상승의 시작 단계"라면서도 "단 매수 종목은 대형 우량주로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증권 권 애널리스트도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약가 인하 정책과 의약품 품질 강화 정책 등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업계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신약 개발,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레벨업이 가능한 기업을 선별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동아제약 등 대형주들을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