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첫해 연회비 부과..금감원 마케팅 실태 조사
中企대출 실태 일일 점검..금융동향점검회의 신설


이르면 9월 말부터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신용카드의 회원은 자동으로 탈퇴 처리되는 반면 카드를 새로 만든 첫 해에는 반드시 연회비를 내야 한다.

또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동향을 일일 점검하는 등 과당 경쟁과 대출 쏠림 현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최근 윤증현 위원장과 시중은행장들의 간담회 후속 조치로 이런 방안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휴면카드 회원은 자동 탈퇴시키고 신규 카드 회원에게는 가입 첫 해에 연회비를 반드시 부과하도록 신용카드 표준약관에 명시된다.

다만 카드사는 사전에 회원에게 탈퇴 조치를 알려야 하며 탈퇴하더라도 적립 포인트는 소멸 시효 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금감위는 무분별한 카드 발급을 막고 휴면카드를 정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현재 휴면카드는 2천999만장으로 전체 신용카드 9천115만장의 32.9%를 차지하고 있으며 휴면카드 회원 수는 2천77만명에 이른다.

다음달에는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사의 마케팅 경쟁 실태에 대해 현장을 점검하고 부가 서비스 제공이나 마케팅 행사 때 수익성 분석을 철저히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감독 당국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실태에 대한 점검 주기를 현행 10일에서 일일 단위로 단축하고 용도.업종별 등 특정 부문의 대출 위험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기로 했다.

또 업종별 대출 동향 등을 금융기관이 공유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 사업자의 대출금 용도에 대한 사후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개발과 판매를 독려하고 이것이 미흡할 경우 변동금리 상품의 비중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외환 건전성을 위해 은행권의 해외 차입 여건과 추이, 외화대출 연체율 등을 상시 또는 분기별로 점검하는 한편 대출 위주의 경영 계획을 수정하고 영업점 성과 지표에 수익성과 건전성 등을 많이 반영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금감위는 국책은행의 경우 영업 특성을 감안해 은행 건전성 강화를 위한 신BIS 협약의 적용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위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금융회사들의 담합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중복 규제 해소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필요하면 양 기관이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했다.

금감위와 금감원은 매달 금융동향 점검 회의를 열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가계대출, 중소기업대출, 외화 차입, 외화 대출,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신용카드사 경영 현황 등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16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은행권의 외형 확대를 위한 중소기업 대출 급증과 신용카드 회원 유치 등 과당 경쟁에 대해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