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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민의 마중물 논술] (7) 인간 상품화의 인간적인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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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1년간의 '출장정지'

    [오태민의 마중물 논술] (7) 인간 상품화의 인간적인 측면
    당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는 박지성 선수를 보기 어렵게 되었다.

    얼마 전 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뒤 앞으로 10여개월 동안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1년간이나 선수생활을 접을 만큼 큰 부상을 당하는 사고 장면이 없어서 의혹만 커졌다.

    전 월드컵 대표팀의 주치의였던 김현철 박사는 이번 수술이 아마도 7~8년 전 한국에서 겪었지만 방치해 두었던 부상 때문일 거라 진단한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 후 벌써 두 번째 수술이다.

    지난해 9월 발목 인대 수술을 받을 때 박지성 선수 본인은 아프지도 않은데 수술을 받아서 의아했다고 한다.

    ◆선수생명의 적,투혼

    우직함은 박지성 선수의 매력 포인트다.

    그러나 그 우직함이 꿈의 그라운드에서 축구선수로서의 절정기를 보내는 지금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당장 병원에 실려 갈 일이 아닌 이상에는 표시조차 하지 않는 것이 우리 선수들이 알고 있는 미덕이다.

    '투혼'이 선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에 5 대 0으로 대패하자 여론은 정신력을 문제 삼았다.

    감독을 도중하차시키고도 성에 차지 않아하던 국민과 언론은 다음 경기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머리에 붕대를 동여매고도 헤딩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겨우 화를 풀었다.

    ◆선수 몸값은 자산이 아니라 비용

    주식 상장을 위해 '인천 유나이티드FC'가 최근 증권사에 자산가치를 의뢰해 봤다고 한다.

    선수 30여명의 몸값을 합치면 꽤 두둑하게 평가될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결과는 형편없었다.

    축구단 최고의 자산인 선수들이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산은커녕 회사의 자본을 잠식하고 있는 '돈 먹는 하마'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맨유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주주이익

    맨유는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회사다.

    다른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구단은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유명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면 회사 돈을 탕진했다는 이유로 주식가격이 떨어질까? 반대의 경우가 훨씬 많다.

    비싸지만 좋은 선수는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아프지도 않은 박지성 선수의 발목에 칼을 대고 멀쩡해 보이는 무릎의 재활치료를 위해 10개월씩이나 써먹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지성 선수가 중요한 자산 목록에 속하기 때문이다.

    자산가치의 하락을 방치할 수 없는 회사는 선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때로 회사는 선수 자신의 우직함이나 정신력으로부터도 선수를 보호해야만 한다.

    ◆이적료의 힘

    선수 부상을 관리하는 맨유의 의료체계는 한국 전문가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그들은 한국의 구단 관계자들보다 더 선량할까? 선수를 보호하겠다는 사명감이 남다르기 때문일까? 비밀은 바로 이적료다.

    이적료란 선수가 소속을 바꿀 때 새 구단이 전 구단에 지급하는 돈이다.

    유럽 축구는 이적료라는 시스템 아래서 하나의 시장을 이루고 있다.

    이적료의 규모에 따라 세 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절정의 완제품을 소비하는 빅리그.둘째 최우수 선수를 빅리그에 공급하고 자신은 꽤 괜찮은 선수를 소비하는 굿리그.셋째가 가공무역리그로 유망주들을 헐값에 쓰다가 웃돈을 받고 굿리그나 빅리그로 공급하는 리그다.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나 이탈리아,독일 리그 등이 빅리그이며 네덜란드,터키 등이 굿리그,북유럽이나 동유럽 리그가 가공무역리그로 분류된다(장원재,『유럽축구에 길을 묻다』).

    선수 영입에 거액의 돈을 쏟아 부울 수 있는 것도,유망 선수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것도 모두 이적료 때문이다.

    선수들의 가치평가에는 당장의 실력만큼이나 되팔았을 때의 가격도 포함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의 경기 성적에 급급한 '부상 투혼'은 박수받을 일이 아니라 도둑질이나 방화(放火)에 가까운 범죄행위(?)라고 할 수도 있다.

    ◆상품화인가 노예제도인가?

    선수는 시장에서 매매된다.

    자신의 건강이나 안전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때론 반 강제로 수술을 당하기도 한다.

    소속을 옮기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유럽의 축구선수들은 현대판 노예들이 아닐까? 아무리 비슷해 보여도 쇠고랑을 차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점 하나로 노예제도와는 분명하게 구별된다.

    게다가 사람들이 회피하기는커녕 가장 선망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노예는 아니지만 고가의 상품인 것만은 명확하다.

    그것도 옷이나 식품 같은 소비재가 아니라 사용해도 가치가 줄어들지 않는 부동산이나 명화(名畵) 같은 상품이다.

    정말로 구단은 비싼 선수를 명화를 다루듯 조심스럽게 다룬다.

    투혼이라는 스포츠정신은 박지성 선수를 지켜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인간적인 가치들은 그를 소모시켰다.

    그 자신보다 그를 아껴주는 힘은 노예제도라 오해받기도 하는 상품화로부터 나오고 있다.

    ◆인적투자가 인색한 이유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는 수익률이 좋다.

    똑똑한 학생에게 투자하여 변호사나 의사,엔지니어로 키워내면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으며 성공률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인적투자는 물적투자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인적자본에 대한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전혀 당연한 일이 아니다.

    미래 가치가 비교적 확실한 투자처에 돈이 몰리지 않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부모나 국가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고소득을 위한 직업교육에 세금을 쏟아붓게 되면 오히려 형평성을 훼손하게 된다. 부모에게 기대할 수 없지만 성장확률이 높은 학생들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인적자본에 대한 민간의 투자가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대안은 무엇일까? 아래 학생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일반의 신념에 반(反)할 뿐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이를 분석하고 또 다른 자신만의 해결책을 고안해 보자.

    ▶학생글:박재원(숭의여고 2학년)

    인간은 물질과는 달리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다.

    또 인간은 합리적이며 때로는 이기적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배반'을 한다.

    배반은 인간의 본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기에 과거,현재,미래 할 것 없이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난다.

    그 예로 과거 왕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장군들이 하루아침에 변심하여 국가가 망한 적도 있었고,그런 변을 막기 위해 고려,신라에서는 기인제도,상수리제도 등 처자식을 왕에게 맡기는 시스템이 존재하기도 하였다.

    또 현재에도 자신을 키워준 회사를 버리고 더 좋은 조건의 직장으로 떠나는 경우는 다반사이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인적자본에 대한 민간의 투자는 극히 미미할 수밖에 없다.

    인적자본이 투자가치가 아무리 높더라도 인간에게는 배신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즉 성공했더라도 투자에 대한 보상의 여지가 불확실하기에 투자는 과소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보험시장의 원리에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을 인적자본시장에 내놓는 사람과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사람 사이에 보험시장이 개입하는 것이다.

    인적자본이 배신하였을 때 보험회사가 그 돈을 대신 지급해 주고 배신한 인적자본에 일정한 보복을 가한다면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는 활성화될 것이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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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P] 3세대 논술교육

    논술 역사도 10년이나 되었다.

    그간 논술교육도 유행을 탔다.

    큰 흐름만으로 세 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초창기 논술은 국어였다.

    논술시험은 글짓기라는 전제가 워낙 확고했다.

    학교 현장에서도 으레 국어과에서 전담했다.

    솔직히 다른 과목 선생님들은 문제조차 쳐다보지 않았다.

    2세대는 학원가를 중심으로 철학이나 미학이 논술교육을 지배했다.

    2005학년도 서울대는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로 보이는 제시문을 내놓기도 했다.

    이제 논술은 플라톤이나 데카르트 정도는 꿰고 있어야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이 되었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이라는 머리 아픈 고전들이 논술 준비를 위한 필독서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 즈음이다.

    3세대는 '논술은 별도 과목일 필요가 없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대학들이 말하는 대로 논술이 사고력을 묻는 시험이라면 논술 수업을 따로 할 필요도 없다.

    궁극적으로는 정말 그렇다.

    다만 논술형 국어,논술형 수학,논술형 과학,논술형 사회,논술형 경제,논술형 윤리 수업이 절실히 필요할 뿐이다.

    세대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지만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는 중요하다.

    우리 학교는 논술 교육의 몇 세대쯤에 서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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