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인사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사의 수용방침을 전달받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에 사퇴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도 유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의를 표명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불분명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유 장관은 지난 주말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사의를 재차 표명했다.

문 실장은 노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고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유 장관이 기자회견을 할 때까지만 해도 "아직 사의 수용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었다.

천 대변인은 유 장관이 자신의 사의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판단하고 언론에 사퇴입장을 밝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도 이날 오후 사의를 수용하겠다고만 했을 뿐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국무위원이 사의 수용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공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의를 표시했고,사후에 청와대가 이를 수용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현직 국회의원인 장관이 거듭해서 사퇴의사를 밝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수용 여부를 유보할 수 있겠느냐"며 "당사자의 뜻을 존중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