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28)이 지난주에 이어 또 우승문턱에서 좌절했다.

21일(한국시간) 미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몬트클레어CC(파72)에서 끝난 미국 LPGA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에서 이정연은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이날 4타를 줄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3타차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말았다.

미국투어 6년째 2위만 5차례를 했다.

더구나 이정연은 뛰어난 샷 감각을 갖고 있는데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5년 전쯤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던 박세리(30·CJ)가 한국 여자 프로골퍼 가운데 샷이 가장 좋은 선수로 이정연을 꼽으면서 "연습라운드를 하면 누구도 상대가 안 된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런 이정연이 공식 대회에 나가면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도 샷에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지난주 미켈롭울트라오픈 1,2라운드 선두에 이어 이번 주 사이베이스클래식 1∼3라운드 선두에 나선 것만 봐도 기술적인 면은 흠잡을 데가 없다.

일단 오랜기간 무승에 그치면서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1차적 이유로 꼽힌다.

지난주 우승을 놓친 것에 대해 이정연은 "뭔가를 자꾸 보호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호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플레이하면 되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에도 막판에 우승을 놓치자 "오늘은 생각대로 된 퍼팅이 하나도 없었다.

분위기를 잘 살리지 못했던 것이 패인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이정연이 우승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기술보다 '심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신지애의 심리 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스포츠심리학 박사 우선영씨는 "최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체력,심리,자기관리 등 4가지가 모두 조화를 이뤄야 한다.

퍼팅이 안 됐다고 해서 이 부분만 고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단편적인 해결책보다 총체적으로 자신의 문제점에 접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연의 아버지 상준씨는 "정연이가 완벽주의가 좀 있다.

10가지 중 한두 가지만 잘 안 돼도 참지 못한다.

그래서 심리전문가가 못한 것보다 잘한 것만을 생각하라고 코치해주고 있다.

앞으로 많은 대회가 남았으니 우승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연은 이번 주 열리는 코닝클래식에는 불참하고 이달 말 개막하는 진트리부트대회에서 다시 첫 우승에 도전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