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은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무역 측면에서도 일본에는 밀리고 중국에는 추격당하는 '샌드위치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일본에 대한 한국의 수출은 83억8100만달러였고 수입은 184억37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100억5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대일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적자(83억4600만달러)보다 20.5%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4월까지 대일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수입은 10.8%나 증가한 탓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대일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는 2002년 147억1300만달러,2003년 190억3700만달러,2004년 244억4300만달러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2005년에는 243억7600만달러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대중 무역흑자는 완연한 감소 추세다.

올 들어 4월까지 중국에 대한 수출은 247억9200만달러였고 수입은 195억2500만달러로 무역흑자는 52억6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8% 줄어든 것이다.

올해 대중 무역흑자는 월별 기준으로도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중 무역흑자는 2002년 63억5000만달러,2003년 132억달러,2004년 201억8000만달러,2005년 232억7000만달러 등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209억6700만달러로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도 같은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일 무역적자가 늘고 있는 것은 기술 부품 소재 등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최근 들어 엔화는 약세를 보이는 반면 원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정규 산자부 무역투자진흥관은 "지난 3년간 달러 대비 엔화값 자체가 40%나 절하되면서 각종 첨단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 무역흑자가 줄고 있는 것은 중국이 철강과 석유화학 등 기초 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제품을 팔 소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무역 샌드위치'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의 기술력을 높이는 노력과 더불어 엔화 약세의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원화 환율 하락의 속도 조절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업계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