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지난 18일 저녁 지급준비율과 금리를 인상하고 환율변동폭을 확대하는 긴축정책을 전격 발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방위적 긴축 조치로 단기간에 국내 주가가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긴축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위안화 환율도 수출 경쟁력을 훼손시킬 만큼 급격히 절상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 국면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차이나쇼크 크지 않을 듯

이번 긴축 조치에도 중국의 경제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중국 긴축 소식이 전해진 지난 18일 미국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0.59%와 0.75% 상승하는 등 시장은 거의 동요하지 않았다.

천신둥 BNP파리바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이번 위안화 변동폭 확대는 환율 유연성을 제고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제스처'에 불과하다"며 "이번 조치가 위안화 절상폭 확대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줘샤오레이 인허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여러 긴축 조치가 동시에 나온 것은 예기치 못한 일이지만 (급격한 조정 없이) 중국 증시를 안정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금리의 수준이 아직 높지 않은 상황이고 중국 경제 기본 여건도 탄탄하다"며 "최악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주가 하락폭이 3~4%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정원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시장이 과열돼 있었던 만큼 오히려 '바람직한 조정'이 찾아올 수 있고 기술적으로는 20일 평균선인 1560~1570이 단기 지지선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하락폭이 커질 수 있고 한국 증시도 이에 영향받아 5~6%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조정폭이 다소 깊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조정 국면에서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업종으로 순환매가 유입될 수 있지만 소재와 산업재 주도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정시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종우 센터장도 "조정국면 이후에도 주도주인 철강 기계 조선 관련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임정석 팀장은 "주가가 많이 오른 조선 운송 기계 철강 비중을 줄이고 금융주 등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며 "일단 현금화 비율을 높이고 조정 이후 상황에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남국/박해영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