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기에 대주주들이 고점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대주주가 파는 주식은 맥을 못 춘다'는 증권가의 속설처럼 이런 주식은 주가도 별 볼일이 없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2등주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대주주인 이재웅씨 등 특수관계인 4명은 올 들어 다음 주가가 큰 폭 오르자 보유주식 중 일부를 장내 처분,이익을 챙겼다.

장내 매각 주식은 모두 10만500주로,처분 시점은 주가가 최근 4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하던 이달 9일부터 14일까지였다. 주당 처분가격은 7만원 이상이었다.

다음 주가는 1999년 말 한때 38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NHN에 인터넷 분야 1등 자리를 빼앗기면서 주가가 줄곧 밀려 2006년 5월에는 1만원대로까지 추락했다.

그러다 올 들어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연초 대비 큰 폭 상승했다. 하지만 다음 주가는 대주주의 이익 처분 등이 악재로 작용해 현재 고점 대비 11.25% 빠진 상태다.

코스닥 기업인 디유뱅크도 올 들어 주가가 작년 말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시점인 지난 4월 말 최대주주인 승현준씨가 주당 1만원 이상에서 보유주식 중 약 85만주(4.61%)를 장내 처분했다.

최대주주의 이익실현 공시가 나가자 이 회사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매도 공시 당일 사상 최고가인 1만1350원보다 10% 정도 빠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동원개발의 경우도 장하성 펀드의 공격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지난 4월 말 최대주주인 장복만씨 등 특수관계인이 장내에서 일부 지분 처분했다. 처분 가격은 역시 사상 최고가 수준인 주당 2만원 선이었다. 성일텔레콤 역시 최대주주인 조주환씨 등 특수관계인 3인이 4월 말 장내에서 일부 보유주식을 처분했으며,매도 공시 후 사흘간 주가는 7% 이상 하락했다.

이 밖에 케이이엔지는 전 대주주이던 한동호씨 등 특수관계인이 올 들어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 4월20일 사상 최고가 수준인 3500원에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으며,이후 주가는 급락세를 보여 현재 2500원 선까지 빠져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