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를 아시아 금융허브로 발전하는데 있어 '전략적인 지렛대(strategic leverage)'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김병덕 선임연구위원은 20일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운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 대비 기금적립금의 규모가 과다해 국내시장에서 만으로는 시장중립적인 운용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해외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함으로써 기금 전체의 위험조정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며 향후 국민연금의 해외부문 투자 확대는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방향에 대해서는 선진국 우량채권이나 인덱스 위주의 주식투자 등 수동적 투자에서 벗어나 신흥국가로 투자대상을 다변화하고 적극적 투자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투자대상을 다변화할 때 유수의 국내외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을 이용하게 되는 만큼 협상력을 보유한 자금운용자의 입장에서 이들의 선진 금융기법 노하우를 국내에 이전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투자자산의 수익률 확보 뿐 아니라 우리나라 자산운용업 및 금융산업의 실질적인 노하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를 아시아 금융허브 육성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해외투자와 관련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비전문가 위주의 기금운용위원회 구조로는 불가능하다"며 "위원 수를 10여명 정도로 줄이고 상설화하되 독립적인 성과평가체제하에서 위원들의 권한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등 자산운용조직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기금운용조직도 독립적 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해 전액 위탁운용하는 것이 투자기회를 극대화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