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연간 0.09~0.15%P 낮춰

2005년 말부터 급등세를 타고 있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국내 경기회복을 0.09∼0.15%포인트 내외로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이 경기 회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동, 알루미늄, 니켈 등 주요 금속류 원자재 가격은 2005년 말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 한해 동안 주요 금속별 가격 상승률을 보면 동 83%, 알루미늄 35%, 아연 19%, 니켈 63%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로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와 글로벌 과잉유동성, 저금리 구조로 인한 원자재 투기 가수요 증가를 꼽았다.

지난해 철강수요 증가율을 보면 중국이 9.0%, 인도는 10.0%로 세계 수요증가를 주도했고, 중국의 높은 수요증가율로 인해 주요 비철금속의 경우 아연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철금속 수요증가율이 공급증가율을 앞섰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아울러 2003년 이후 현재까지 실질금리가 2% 미만에서 유지되고 국제유동성이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해옴에 따라 해외 투자기관들은 원자재 시장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투자리스크를 분산해 왔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연구원은 "세계 성장세 둔화에 따라 원자재에 대한 선진국의 수요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개도국의 원자재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세계 원자재 수요가 증가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기적 가수요는 올해도 지속돼 국제 원자재 시장의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국제 원자재의 가격은 우라늄과 니켈, 납, 주석, 철, 아연 등 대부분의 금속류 원자재 가격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동이나 알루미늄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국제 투기자금의 원자재 시장 유입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물가상승, 무역수지 흑자 축소, 교역조건 악화, 투자감소, 소비위축 등으로 경기둔화를 유발한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할 때 경상수지는 최대 23억달러, 경제성장률은 최대 0.029%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19개 원자재 가격으로 구성된 CRB 금속현물지수는 80%나 상승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연간 최대 0.23%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올해 3월까지 금속류 원자재 가격이 26%나 급등하고 있고, 연말까지 누적상승률을 30∼50%로 가정할 경우 올해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저해정도는 0.09∼0.15%포인트 내외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