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퇴임을 앞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19일 총리 재임중 일곱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이라크 바그다드를 예고없이 방문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의 마지막 방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가 있던 특별경계구역인 `그린존'에 저항세력의 박격포 세례가 이어졌다.

바그다드를 방문한 블레어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에게 자신이 사임하더라도 영국의 이라크 지원이 변화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쿠웨이트를 경유해 이라크에 입국한 블레어 총리는 취재진에게 "우리가 맞서 싸우는 알-카에다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조직은 우리가 (세계) 어느 곳에서 맞서 싸우는 무장조직과 같은 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가 사담 후세인의 독재 정권에서 해방됐으나 이제는 테러와 폭력으로 이라크를 억누르려는 시도가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그럼에도 이라크에는 희망과 변화도 있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또 이번 마지막 방문 중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도 만나 종파간 갈등을 빚는 이라크의 화합 을 위해 사담 후세인 정권 몰락 뒤 기득권을 상실한 종파의 공직 기용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영국 관리가 밝혔다.

아울러 그는 기득권을 상실한 수니파를 포함하는 지방선거를 올해 안에 다시 실시할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이라크 지도자들의 동의는 얻지 못했다고 총리실 대변인이 전했다.

블레어 총리가 바그다드를 방문해 대부분의 일정이 진행된 그린존에 저항세력의 박격포 공격으로 1명이 부상했다고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루 핀토 대변인이 밝혔다.

이 가운데 한 발은 그린존 내의 영국 대사관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격포 공격이 블레어 총리의 바그다드 방문을 사전에 알고 그를 겨냥한 것인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탈라바니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 뒤 기자회견 시간에 맞춰 공격이 이뤄진 점으로 미뤄 그의 방문 정보가 샜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