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이 18일 환율과 금리,지준율을 동시에 조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이 경기조절을 위해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뽑아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인민은행이 그만큼 절박했다는 얘기로도 해석될 수 있다.

시기를 놓치면 부풀어 오를 대로 부풀어 오르고 있는 증시,누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투자과열 등의 문제로 경제가 전체적으로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달러에 대한 위안(元)화 하루 변동폭을 전격적으로 확대한 직접적인 이유는 오는 23,24일 워싱턴에서 열릴 미·중 경제전략회의 때문으로 분석된다.

예상되는 미국의 통상압력 예봉을 미리 꺾어보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 측은 이번 회의에서 작년 2330억달러에 달한 중국과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중국의 위안화 추가상승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벼르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변동폭 확대를 경기긴축의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당국은 올해 거시경제 역점사업으로 무역불균형 해소를 꼽고 있다.

급증하는 무역흑자로 달러가 쏟아져 들어오고 이는 다시 통화증발 요인으로 작용해 경제과열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중국의 무역흑자는 464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거의 두 배에 이를 만큼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의 BNP파리바 경제전문가인 아이삭 멍은 "중국은 위안화 변동폭을 확대해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취지"라며 "이번 조치는 중국이 경제구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대외에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제는 위안화 가치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에 있다.

18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가치는 달러당 7.6686위안에 거래됐다.

당초 홍콩 등의 전문기관들은 0.3%의 변동폭을 전제로 올해 말 위안화가치가 달러당 7.4위안까지 오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홍콩의 펀드매니저인 아론 보스키는 "환율변동폭 확대는 환율시스템 개혁에 대한 중국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며 "위안화 가치는 올해 말 달러당 7위안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와 상업은행 지준율 인상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저유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최근 "경기 냉각을 위한 모든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중국이 두 조치를 동시에 취한 것은 어느 하나로는 경기과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상하이증시의 종합지수가 4000포인트를 웃돌며 뚜렷한 버블조짐을 보이면서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2~3차례 금리를 더 올려 연초 금리인상을 포함,모두 1%포인트 안팎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하이 선인완궈증권의 시장분석가인 리원레이는 "중국 기업이 최근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멈추지 않는 것은 10%가 넘는 경제성장에 비해 금리가 아직도 턱없이 낮기 때문"이라며 "경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게 인민은행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중국의 증시가 급락하고 경기가 위축될 경우 일시적 충격이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증시와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 증시에 영향이 우려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이번 전방위 긴축이 세계 증시의 광풍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상폭은 현재 중국 경제와 과열되고 있는 주식시장을 감안하면 의미없는 것"이라며 "단기간 조정을 가져올 수 있지만 그 이후 다시 버블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