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수주 전략 '3社3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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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조선업계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별화된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는 선박건조용 도크나 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각 사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전략으로 수주전에 임하고 있다.
도크 수(9개)나 인력,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은 '이익이 적은 선박은 수주하지 말라'는 최고경영진의 방침에 따라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수익률이 10% 선으로 다른 선종보다 높은 데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선박을 찍어낸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높은 생산성을 갖추고 있는 분야다.
이 회사는 지난 한 해 동안 8000TEU급 컨테이너선 80여척을 수주해 전 세계 물량의 40%를 휩쓸었다.
올해 들어서도 19척을 수주하며 이 부문에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동종 업계에서 가장 높은 10%대를 기록하는데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효자노릇을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시장은 상당기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설계도 이미 완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보다 도크 수가 4개 적은 삼성중공업은 일반 선박보다 가격이 최대 10배 이상 비싼 특수선 수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역점을 두는 선박은 드릴십이다.
원유를 시추하는데 사용하는 드릴십은 척당 6억달러로 고가인 데다 최근 들어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수익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 회사가 그동안 수주한 드릴십 11척의 총 수주액이 올 4월 말 현재 컨테이너선 수주잔량 75척의 총수주액을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수주전략에 힘입어 200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14대 중 11척을 싹쓸이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복합특수선 부문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원유를 시추하는 드릴십과 원유를 생산하는 FPSO(원유생산저장설비)를 결합한 '드릴링 FPSO'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부문의 부족한 설계엔지니어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에 해양설비 설계기술센터를 설립, 현지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할 계획이다.
인도 설계기술센터는 오는 8월 현지 엔지니어 50~60명을 채용해 업무를 시작하며, 매년 채용 인원을 확충해 2010년에는 150명으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수주에 역량을 쏟고 있다.
LNG선 생산을 비교적 일찍 시작한 데다 기술 축적도 앞서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03년 세계 최초로 선박 위에 액화천연가스 재기화 시설을 탑재한 LNG-RV를 개발한 데 이어, 2005년부터 2년간에 걸쳐 20만㎥급 대형 LNG선 표준 추진장치와 25만㎥급 초대형 LNG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신규 수주, 수주잔량, 인도예정 물량을 합친 LNG선의 총수주량이 76척으로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최근에는 화물창 내부 압력을 높여 증발가스 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신개념 LNG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육상공급기지가 필요없는 LNG-RV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26만3000㎥급 초대형 LNG선 설계작업에도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