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모(私募)형태를 통한 자금조달이 공모(公募)형태를 통한 자금조달을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공모형태의 자금조달이란 기업이 미국의 3대 증권시장인 뉴욕증권거래소(NYSE),나스닥 및 아메리칸증권거래소(ASE)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540억달러에 그쳤다. 반면 공모형식과 달리 몇몇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모방식은 지난해 1620억달러에 달했다. 2005년만 해도 공모가 1470억달러,사모가 1010억달러로 공모가 훨씬 많았지만 사모가 급증하면서 조달규모가 지난해 역전된 것이다.

사모형식의 자금조달 중 대표적인 것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144A항에 따른 것으로 기업이 일정한 자격을 갖춘 금융회사에 주식을 발행해 돈을 끌어들이는 형태다.파이낸셜타임스는 공모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은 까다로운 회계감독을 규정한 사베인스옥슬리법등을 지켜야 하는 부담때문에 사모형식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외국기업들의 공모 외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같은 대표적인 투자회사들도 기업들의 이 같은 선호도를 반영,사모형식의 자금조달을 적극 주선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의 주식도 일부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만 거래되고 있다.

나스닥은 기업들이 사모형식의 자금조달을 선호함에 따라 사모방식을 촉진하기 위한 자동화시스템을 6월께 출범시키기로 했다. 봅 그리필드 나스닥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조치는 나스닥이 1971년 문을 연 이후 가장 획기적인 개선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i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