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메릴린치 주최로 싱가포르에서 '아시아·태평양 라이징스타(떠오르는 별)'라는 투자설명회가 열렸다.

메릴린치가 선정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망기업과 글로벌 투자자 간 만남의 장으로,국내에서는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전자금융을 비롯 8개사가 참여했다.

박종인 사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숨 돌릴 시간도 없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질문을 소화해야 했다.

박 사장은 "외국인들은 한국전자금융의 안정적 수익모델과 재무 건정성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며 "성장성이나 유동성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을 듣곤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이 설명회 후 메릴린치증권 창구를 통해 외국인의 '러브콜'(매수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16일 1만1000주를 사들인 데 이어 17일에도 1만3000주가 넘게 순매수했다.

한국전자금융은 국내 현금 자동입출금기기(CD·ATM) 관리사업에서 시장 점유율 1위다.

2000년 1월 한국신용정보(한신정)에서 분사된 후 작년 7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지난해 매출 844억원,영업이익83억원,순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는 매출 227억원,영업이익 2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0.0%,92.3% 급증한 수치다.

박 사장은 "올해는 매출 1000억원,영업이익 100억원이 목표"라며 "기존 ATM 관리 및 CD VAN(부가통신망) 사업을 견조히 하고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ATM관리 사업의 경우 농협과 신규 지방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ATM관리 아웃소싱 추세가 확대되고 있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는 지점 내보다는 인접 지역이나 타층 점두기기의 아웃소싱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일부 은행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하철 휴게소 터미널 등에 설치된 CD VAN 관련 사업도 우량 장소에 기기 설치를 늘리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갈 예정이다.

박 사장은 "일각에서 CD VAN의 성장성 한계를 지적하고 있으나 인접 거리의 편리성으로 인해 이용자 수가 크게 증가하며 1분기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3년간 150%(8800대) 늘어난 CD VAN 설치대수도 2010년까지 4000대가 추가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박 사장은 이어 "할인점 등의 현금수납관리 및 자금정산과 관련한 현금 물류사업을 새롭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연간 40조원이 유통되는 현금 물류시장을 공략해 '민간 현금흐름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통주식 수 부족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적절한 시기에 증자나 액면분할 등 여러 방안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자금융은 최대주주인 한신정이 47%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우리사주조합 6%,외국인 투자자 25% 등을 제외하면 유통물량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