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금강산 외에 상시 육로통행 첫 보장"

"고향에 공장을 세우겠다는 부친의 숙원을 내손으로 이룩한 것도 기쁘지만 남북교류협력에도 큰 발걸음을 내디딘 데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에이스침대 안성호(39) 사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사리원 공장 설립 합영(합작)투자계약 성사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안 사장은 "특히 국내업체 최초로 개성이나 금강산 이외 지역에 상시 육로통행을 보장받은 것은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안 사장의 부친인 안유수(77) 에이스침대 회장은 16살 중학생이던 1951년 1.4후퇴 당시 고향인 사리원에 전 가족을 남기고 혼자 남쪽으로 내려온 실향민이다.

'먼저 내려가 기다리겠다'고 월남했다가 가족과 생이별한 안 회장은 남북교류협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7년 처음 고향에 방문하고 에이스침대 공장 설립을 결심했다고 한다.

안 사장은 "부친인 안회장께서 20여차례 이상 남북을 오가며 공장 설립을 추진했고 내가 사업을 이어받은 후에도 10여차례 가까이 사리원과 개성을 방문하며 협상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시 육로 통행에 대해 북측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적이 여러번"이라며 "이번에는 다행히 북측도 긍정적으로 협상에 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이번 계약성사는 부친의 고향에 에이스 침대의 첫 북한 공장을 설립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북한 시장을 선점하고 동북 3성과 러시아 수출로를 확보하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해북도 도청 소재지인 사리원은 개성과 평양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경의선의 원산 분기점에 위치해 있는 교통의 요지라 20-30년 뒤를 내다보면 개성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리원 공장에는 북측 근로자 300-400명이 일하게 되며 남측에서는 10여명이 파견돼 생산활동을 지도ㆍ관리하게 된다.

북한내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이미 중국산 매트리스와 침대가 수입되고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품질과 가격대를 조정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안사장은 덧붙였다.

안 사장은 "에이스침대 사리원 공장 설립으로 남북간 경제교류가 더 활성화돼 궁극적으로는 통일에도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