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형 < 한국표준협회장 >

대량생산 시대에서 대량고객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고 시장도 글로벌화로 국경없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 기업들이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기업이 목적 달성을 위해 인적ㆍ물적 자원을 기업목표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 경영시스템이다. 조직원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전체 흐름에 맞게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적 사고와 구성원을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제도를 만들고 이를 실행해야 한다.

기업들은 문화 환경이 다른 지역에서 성장한 인재를 잘 활용하고 현지 사정에 맞는 생산시스템을 갖추는 등의 글로벌 경영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한때 세계적인 투자은행이었던 베어링은행은 싱가포르에 근무하던 한 직원의 무모하고 불법적인 거래로 인해 한순간에 파산하고 말았다. 글로벌 외형의 확대에 비해 이를 지원하고 운영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결과다.

국제 경영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국내에도 2만여 개 기업이 인증받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아직 이의 중요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고경영자(CEO) 한 사람이 기업을 경영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인재와 조직의 특성을 살려 기업의 목적에 맞도록 하는 경영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경영시스템을 구축할 때 국제적 요구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지난 4일 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의 온도 상승을 평균 2도 이내로 막으려면 전 세계에서 1조5000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협의체는 청정에너지 공급확대를 비롯해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협약,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 에너지효율 기술개발 등을 국가와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 결국 이를 지키지 않는 기업은 수출길이 막혀 국제사회에서 도태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공익을 내세워 국제표준으로 제정하고 있는 국제경영시스템은 환경보호뿐 아니라 재무회계, 노동문제 등을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그만큼 감당할 일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요구되는 표준을 하루빨리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