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불분명하고 형식 치우치면 "6시그마 정착 아닌 정체 될 것"

안병진 건국대학교 응용통계학과 교수는 식스시그마 메가컨퍼런스 A세션에서 '6시그마 추진과정에서 정체상태의 원인과 극복방안'을 발표해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6시그마의 추진과정을 도입·확산·발전·정착의 4단계로 구분하고,스스로 '정착단계'라고 주장하는 기업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이전 단계의 문제들을 극복하지 못한 채 정체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도입 단계에서는 △불분명한 비전 △기존 혁신활동과의 충돌 △6시그마 기법의 형식적인 적용 △프로젝트 추진자의 리더십 부족 등이 실패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리더 혼자서 6시그마의 효용을 입증하고자 소규모로 이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경우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해 실패하기 쉽다는 것.

6시그마를 무난히 도입했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확산을 가로막는 수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안 교수는 확산 실패의 원인으로 △부적절한 과제선정 △지나친 통제 등이 프로젝트팀의 활기를 잃게 만들며 불필요한 행정업무가 늘어나면 '형식주의'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무자의 저항이나 부서·계층 간의 장벽도 6시그마가 현장에서 확산되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한 번 6시그마를 성공적으로 적용한 기업이라 해도 방심할 수는 없다.

6시그마를 추진했던 인력이 관료화되어 '옥상옥'을 이루는 경우나 부서 간에 비생산적인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공기업들은 명확한 비전 없이 형식만 도입하는 사례가 많은 반면 민간기업은 고객과 시장을 중심에 두지 않은 채 비용절감에 지나치게 비중을 두어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무조건 성과를 포장하려 하기보다는 현재 자신의 기업의 혁신활동이 정체상태에 빠져있지 않은지 냉철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