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국내 개봉(18세 이상)을 앞두고 있는 홍콩 영화 '상성(傷城)'의 주연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와 류웨이장(劉偉强)·마이자우후위(麥兆輝) 감독의 릴레이 인터뷰 자리가 13~14일 홍콩에서 마련됐다.

이 세명의 트리오가 만들어낸 전작 '무간도'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을 받은 '디파티드'로 리메이크돼 화제가 됐다.

'상성' 역시 '디파티드' 팀에 의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기로 결정된 상황이다.

'상성'은 형사 유정희(량차오웨이)와 사립탐정 아방(진청우ㆍ金城武)이 한 살인 사건을 둘러싼 비밀을 밝혀가는 이야기.'상처받은 도시'라는 영화 제목이 말해주듯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간직한 인물들의 스토리가 탄탄한 구성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펼쳐진다.

류웨이장 감독은 '상성'이 1997년 중국 본토 반환에 이어 2003년 '사스' 등의 아픔을 겪은 홍콩을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또 처음에는 악역을 거부했던 량차오웨이를 설득하고,헬리콥터 촬영이 금지된 홍콩 야경을 카메라에 담는 등 큰 공을 들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첫 장면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배우들은 물론 모든 스태프들의 고생이 심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병원에 다니고 있을 정도니까요."

마이자우후위 감독은 '무간도'에 이어 '상성'에서도 이중적인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고 자평했다.

"로맨틱하고 부드러운 량차오웨이와 활력넘치는 호남 진청우 모두 자신의 기존 이미지와 상반된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 때문에 양면적인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더 잘 살아난 것 같아요."

25년 연기 생활에서 첫 악역을 맡은 량차오웨이는 "개인적으로는 유정희라는 인물의 행동이 합리적이고 정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상처는 어떤 불행한 사건에서 초래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끊임없이 상처를 주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복수나 다른 어떤 것으로도 치유할 수 없죠.유정희처럼 사람들은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닫지만…."

홍콩=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