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부분의 중소기업인들이 개성공단입주에 대해 의구심을 버리지 못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개성공단에 입주하는 기업들이 국내 다른 공단에 입주하는 기업처럼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두 가지 문제만 제대로 풀린다면 개성공단이야말로 '황금공단'으로 부상할 수 있는 여러가지 조건을 갖췄다. 값싸고 우수한 노동력에다 교통 물류 등도 웬만한 지방공단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그런데 오는 8월 중순부터 중소기업정책자금 지원문제가 풀리게 됐다. 이는 '개성공업지구 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해 곧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오는 8월 말부터 개성공단에 입주하는 중소기업들은 구조개선자금 등 정책자금을 활용, 공장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신용에 별다른 하자가 없다면 개성공단에 입주하는 중소기업은 앞으로 업체당 30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에 개성공단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이곳이 또 하나의 신도시가 될 것이라는 걸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지금은 39개의 공장들만 들어서 있지만 앞으로 개성시 일대에 공업단지 800만평 이외에 1200만평 규모의 배후도시가 들어선다. 개성신도시 중심에는 머지않아 빌딩들이 숲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인다.

개성공단은 이미 100만평을 조성해놓고 있다. 이중 47만평은 분양을 마쳤으며 나머지 53만평을 올해 안에 분양한다.

지금까지 돈이 모자라 개성공단 입주를 망설이던 기업이라면 이번이 입주하기에 가장 좋은 기회다. 입주기업들이 구조개선자금 이외에도 구조고도화자금을 비롯 산업안전 환경오염 에너지합리화 등에 필요한 자금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된데 다 분양가도 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개성공단에 입주하려는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마저 해결의 실마리가 풀려가기 시작했다.

한·미 FTA 협상으로 이곳 입주기업에 대해 역외가공지역(OPZ)으로 인정해주는 길을 마련해 놓아서다. OPZ로 인정받으면 남성용 오버코트를 미국에 수출할 경우 북한산이면 63.3%의 관세가 부과됐으나 앞으로는 6.7%의 관세만 물게 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한국과 싱가포르 간 FTA가 체결돼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를 통해 수출하면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려있다.

자금부족으로 개성공단 진출을 주저해온 기업이라면 오는 하반기 중 중기청이 대전 부산 광주 등 6개 도시에서 개최하는 개성공단 입주 설명회에 참석한 뒤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본부에 토지매입자금 및 시설자금을 신청하면 된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