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침체 양상을 보이던 설비투자가 안정세를 찾았지만 기업들의 수익성 대비 투자 수준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준호 기자입니다. 올해 1분기 설비투자는 1년전보다 11.2% 늘어나며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가 명확해지면서 기업들이 앞을 내다 보고 설비에 투자하는 비중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상장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 2002년 23조7천억원에서 지난해 46조9천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설비투자에 사용하는 기업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 가운데 설비자금 용도로 대출된 금액은 5조9천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의 절반 수준까지 육박했습니다. 이처럼 외적으로는 설비투자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실제 사정은 다릅니다. 1분기 기업들의 생산 증가율이 3.3%에 그친데다 신규 투자 비중도 낮아 그동안 투자를 늘리지 않은 것에 대한 반사 효과가 크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비상장기업의 설비투자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업들의 재무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투자여력은 생겼지만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습니다. 이에 대해 KDI는 "설비투자의 제약요인이 다소 완화됐지만 우리나라의 수익성 대비 설비투자 수준은 외환위기 이전 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WOW-TV NEWS 이준호입니다. 이준호기자 jhlee2@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