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마을버스인데 왜 요금이 서로 다른 것일까?"

지난달 초 서울의 대중교통 요금이 일괄 조정되면서 예전에는 같았던 마을버스 등 지선형 버스(초록색·비교적 짧은 거리를 오가는 버스) 요금이 서로 달라져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노선은 마을버스와 유사하지만 시내버스운송사업자가 운영한다는 이유로 시내버스로 분류되고 있는 '유사 마을버스' 40여개 노선의 경우 요금이 500원에서 700원으로 40%나 뛰어 지나친 요금 인상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식 마을버스 요금은 500원에서 600원으로 올랐다.

이용 승객들은 '유사 마을버스'가 운행 거리나 서비스 측면에서 일반 마을버스와 다른 것이 없는데도 요금은 100원이나 더 비싸다며 요금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교통국 관계자는 "'유사 마을버스' 40여개 노선은 원래 시내버스 노선이었지만 그동안 마을버스와 경쟁하면서 버스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요금을 낮게 유지해왔다"며 "그러나 이번 요금 인상 때 정식 마을버스와 차등을 두면서 문제가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요금체계가 복잡해진 근본 원인은 서울시가 2004년 환승할인제를 시행하면서 단거리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등을 지선형(초록색) 버스로 통합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요금체계는 그대로 유지한 데서 비롯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4년 지하철과 버스가 연계된 환승 중심의 대중교통체계로 바뀔 당시 마을버스,도시형버스,지역순환버스(좌석버스) 등이 모두 지선버스로 통합됐지만 운영 주체는 시내버스사업자 마을버스사업자 등으로 나뉘면서 요금이 일원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마을버스였지만 정식 시내버스로 전환된 노선만도 38군데.이들 노선은 마을버스나 '유사 마을버스'와 노선 거리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데도 요금은 시내버스와 같은 900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같은 서비스에 대해 다른 요금을 적용하는 현행 요금체계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시민은 "서울시가 일물일가제라는 경제학의 기본 원칙조차 모르는 것 같다"며 "지선형 버스요금을 마을버스 수준으로 낮추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