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강이 숙원이었던 미니밀 사업에 진출한다.

이수일 동부제강 사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2009년 6월까지 총 6200억원을 투자해 충남 아산공장 내 부지에 160t 규모의 전기로 2기와 정련설비 1기,박슬래브 연주기,열간압연설비 등을 건설해 연간 250만t의 열연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김준기 회장이 90년대부터 추진해온 꿈이 이뤄졌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업계 구조조정 차원의 딜(거래)이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밀은 전기로 쇳물을 녹여 열연강판을 만드는 일관공정을 갖춘 제철소로,국내에선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동부제강이 3번째로 이 사업에 진출한다. 동부제강은 향후 생산될 연간 250만t의 열연강판 중 200만t은 냉연공장의 소재로 사용하고 나머지 50만t은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포스코 등으로부터 연간 270만t의 열연강판을 구매해 소재로 사용해 왔으나 최근 수급상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전기로 가동에 필요한 280만t의 원료 수요 중 140만t은 철스크랩으로,나머지 140만t은 철스크랩 대체재인 직접환원철과 선철을 구매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한편 동부제강의 전기로 사업 진출로 냉연업계 구조조정의 큰 그림이 바뀌게 됐다. 국내 냉연업계는 공급과잉 상태로 냉연업체 간 인수합병(M&A),감산 등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동부제강이 열연공장을 세운다는 건 이런 구조조정의 틀에서 빠져나와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미다. 전기로 업체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동부제강이 가세함으로써 원료인 고철 확보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