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500돌파 한 달여만에 사상 처음으로 장중 1600포인트를 점령했다. 장중 내내 1600포인트를 웃돌았지만 막판 프로그램 매물이 1500억원 이상 출회되며 주가 상승폭을 줄였다.

코스피지수의 거침없는 상승세 속에서 올 상반기 중 1700포인트 달성도 가능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작년 한해 동안 지수의 조정 기간이 충분히 길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26포인트 상승한 1599.6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600선을 훌쩍 뛰어 넘어 주가 1600시대를 여는 듯 했지만, 옵션만기일을 맞아 장막판 출회된 프로그램 매도세에 상승 탄력이 약해졌다.

프로그램매매는 104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으며, 외국인은 1027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592억원과 40억원 가량 팔았다.

이날 지수는 미국의 기준 금리가 동결된 가운데 뉴욕증시가 상승했다는 소식 등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여기에 중국증시 강세 등 해외증시 호조 소식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한때 161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던 지수는 장막판 프로그램 매도세 유입 등 영향으로 상승 탄력을 잃었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 의약품 기계 전기전자 유통 전기가스 건설 증권 보험업종 등이 하락한 반면 종이목재 화학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의료정밀 운수장비 등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는 포스코현대중공업이 3% 이상 상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 종목 모두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신한지주(1.35%) 우리금융(1.40%) SK(1.72%) KT&G(1.95%) 등도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삼성전자(-0.86%) 국민은행(-0.36%) 한국전력(-0.64%) SK텔레콤(-1.43%) 하이닉스(-1.69%) LG필립스LCD(-1.70%) 현대차(-0.81%) 등은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94포인트 오른 704.44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638억원 순매수한 반면에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3억원과 208억원 순매도 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작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다.

NHN(0.13%) LG텔레콤(1.28%) 하나로텔레콤(3.15%) 아시아나항공(1.49%) 서울반도체(13.21%) 등 시총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상승한 가운데 메가스터(-2.37%) 오스템임플란트(-1.64%) 등은 하락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지수상승에 대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유동성이 전세계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유가가 60달러 초반에서 안정돼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약해짐에 따라 이같은 저금리 기조가 견고해졌다"고 설명했다.

윤 상무는 "국내외 경제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데다가 미국경제의 둔화에도 불구, 아시아 유럽 등의 경제 성장세가 견조한 점이 긍정적"이라며 "작년말 설정했던 올해 종합지수 전망치인 1700포인트가 상반기내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술적 분석상으로도 작년 한해 동안 주가가 옆으로 충분한 기간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추가상승을 할 수 있는 탄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