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를 잡아라.'

호주출신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월스트리트저널을 펴내는 다우존스 인수를 추진한 데 이어 캐나다 정보서비스 업체인 톰슨 코퍼레이션이 세계적인 경제통신사인 로이터 합병을 시도하고 있다. 미디어업계에 불고 있는 이같은 대형 인수합병(M&A) 움직임은 모두 경제뉴스의 장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톰슨과 로이터는 모두 합병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병 논의는 톰슨이 먼저 제의해 이뤄졌으며 합병 규모는 총 80억파운드(약 1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정보 제공시장의 3위 업체인 톰슨이 2위 업체인 로이터를 인수할 경우 이 분야 선두업체인 블룸버그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인 인사이드 마켓 데이터는 톰슨과 로이터가 한 지붕 아래에 들어가면 시장 점유율이 34%로 뛰어,블룸버그(33%)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톰슨과 로이터의 고객층이 다르다는 것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톰슨은 주로 기관투자가들이 이용하는 반면 로이터는 증권 중개인이나 채권 매니저,은행원들이 즐겨 찾는다.

이에 앞서 뉴스코퍼레이션을 이끄는 머독은 지난 1일 다우존스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주당 60달러(총 50억달러)라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다우존스의 시가총액에 비해 70% 가까이 많은 것이다.

이처럼 경제 뉴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정치 사회 등 일반 뉴스에 비해 경제 뉴스의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 전 세계적으로 경제 정보를 원하는 독자가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광고와 구독료 면에서도 수익성이 높다는 게 미디어업종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견해다.

TV와 인터넷 휴대폰 등 뉴스 전달 통로가 다양해지면서 일반적인 뉴스는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된 반면 상당수의 경제 관련 심층 기사는 돈을 내야만 볼 수 있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 뉴스의 주 독자층이 월가의 기관투자가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고소득층에 몰려 있다는 점도 높은 광고료를 받아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M&A 움직임에 대해 "경제 정보 분야의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