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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자본 '먹튀' 막겠다 큰소리 치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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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2년 전 목소리를 높여가며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던 외국 정부와의 조세조약 개정 작업이 흐지부지되고 있다.

    조세피난처를 경유한 외국계 투기자본의 조세회피를 막는다는 목적 아래 이중과세방지협약을 고쳐 나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지금까지 나온 성과는 아무것도 없다.

    협상 상대방인 외국 정부의 호응도가 낮은 데다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시 등을 이유로 슬그머니 접으려는 정부의 움직임마저 포착되고 있다.

    때문에 론스타펀드나 뉴브리지캐피탈과 같은 '먹튀'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2년 전 정부의 발표가 해외 투기자본에 대해 비등하던 국내 여론을 무마하려는 제스처 차원이 아니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을 고치려고 했나

    재정경제부는 2005년 6월 '조세조약을 이용한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대응 추진'이란 발표자료를 통해 외국과 조세조약을 개정해 나가겠다고 국내외에 천명했다.

    고치겠다고 한 것은 크게 두 가지.첫째는 국내기업 주식 25%를 갖고 있는 외국투자자의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선 한국 과세당국이 직접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둘째는 외국자본이 투자한 국내기업 자산의 50% 이상이 부동산으로 이뤄진 경우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선 부동산 매매차익으로 간주,한국 정부가 세금을 징수하겠다는 것이다.

    재경부가 이처럼 나선 것은 2004~2005년 칼라일펀드가 한미은행,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론스타가 외환은행과 스타타워 등을 매각하면서 엄청난 차익을 거뒀지만 한국에는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면서 외국과의 이중과세방지협약이 그 근본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들 외국계 펀드는 이중과세방지협약을 맺고 있는 말레이시아(라부안) 벨기에 네덜란드 등을 경유해 한국에 투자했다.

    재경부는 발표 당시 25% 이상 과점주주와 부동산 매매차익 등에 대해선 소득발생지국 과세가 세계적 추세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모델 조약에도 그렇게 돼 있어 개정을 자신했었다.


    ◆어디까지 왔나

    재경부는 발표문에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미국 영국 등을 조세조약 개정 상대방으로 적시했다.

    하지만 재경부의 자신만만과는 반대로 발표 직후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협상에서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말레이시아가 라부안을 조세조약 적용에서 빼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정부는 이후 여러 차례 라부안의 이중과세방지협약 배제를 요구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후 재경부는 라부안에 대해 원천징수 특례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이는 나중에 세금을 환급해 줄 수도 있는 것이어서 본질적 해결 방안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유럽 국가들과는 2006년 초부터 협상에 나섰지만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재경부는 특히 벨기에와는 올 1분기 중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2007년 경제운용 방향에도 밝혔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는 아직까지 말도 못 건네본 것으로 전해졌다.


    ◆FTA로 개정 더 힘들어져

    재경부 관계자는 "유럽 국가들이 조세조약 개정에 사실상 반대하고 있어 진도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유럽 일부 국가의 경우 비거주자(외국기업)의 국내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어,한국과 조세조약을 개정하더라도 자국은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한·EU FTA가 시작되면서 협상은 더욱 봉착상태에 빠져들 우려가 크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4일자 신문에서 "한국이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과 추진 중인 이중과세방지협약 개정 노력이 한·EU FTA 협상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해 EU의 한국 투자금액이 39억유로(53억달러)에 달하는 등 한국의 최대 투자유치 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 목소리를 더욱 높일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세조약 개정 작업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에 유럽국가들과 조세조약 개정에 대해 다시 논의하겠지만 현재로선 될지,안 될지 여부조차 말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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