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뒤집기' 속수무책 ... 에스와이ㆍ파로스이앤아이 등 잇단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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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들이 대규모 공급계약 공시를 한 뒤 이를 취소하거나 유상증자 결의를 뒤늦게 철회하는 등 공시 불이행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만 코스닥시장에서 10여건의 공시 번복 사례가 발생했다. 대부분 주가에 영향을 미칠 민감한 내용들이어서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료업체인 에스와이(옛 CKF)다. 이 회사는 당초 지난 3월 말 선물업체인 KR선물을 인수한다고 공시한 후 한 달 만에 철회 공시를 내보냈다. KR선물은 '압구정 미꾸라지'로 증권가에 널리 알려진 윤강노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로 당시 인수 공시가 나가자 에스와이 주가는 급등세를 탔다. 하지만 에스와이는 뒤늦게 "선물회사를 인수해 영업활동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따라 인수계획을 접었고 주가는 이미 공시가 나오기 전부터 급락했다.
파로스이앤아이의 경우는 지난 3월28일 주가 이상급등에 따른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일이 진행 중인 것이 없다"고 답변해 놓고 불과 일주일도 안돼 130%의 대규모 유상증자 공시를 내보냈다.
현재 발행주식수보다 훨씬 더 많은 주식을 새로 발행하면서 이를 단 며칠 만에 결정한 것을 증권업계는 비상식적인 조치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만 우롱당한 셈이다.
또 큐론은 당초 차량용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장비 105억원어치를 세원에 공급키로 계약했다가 이 가운데 67억원어치는 계약을 취소키로 했다는 공시를 냈다. 취소금액은 이 회사 작년 매출(37억원)의 2배가량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공시가 허위로 판명나더라도 이를 제재할 만한 수단이 없는 게 문제"라며 "과거에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세 차례 이상 지정되면 퇴출시키는 '3진아웃제'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런 수단도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증권선물거래소는 공시를 번복한 상장사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횟수가 잦으면 투자유의종목으로 추가 지정한다. 그러나 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도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만 코스닥시장에서 10여건의 공시 번복 사례가 발생했다. 대부분 주가에 영향을 미칠 민감한 내용들이어서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료업체인 에스와이(옛 CKF)다. 이 회사는 당초 지난 3월 말 선물업체인 KR선물을 인수한다고 공시한 후 한 달 만에 철회 공시를 내보냈다. KR선물은 '압구정 미꾸라지'로 증권가에 널리 알려진 윤강노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로 당시 인수 공시가 나가자 에스와이 주가는 급등세를 탔다. 하지만 에스와이는 뒤늦게 "선물회사를 인수해 영업활동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따라 인수계획을 접었고 주가는 이미 공시가 나오기 전부터 급락했다.
파로스이앤아이의 경우는 지난 3월28일 주가 이상급등에 따른 증권선물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일이 진행 중인 것이 없다"고 답변해 놓고 불과 일주일도 안돼 130%의 대규모 유상증자 공시를 내보냈다.
현재 발행주식수보다 훨씬 더 많은 주식을 새로 발행하면서 이를 단 며칠 만에 결정한 것을 증권업계는 비상식적인 조치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만 우롱당한 셈이다.
또 큐론은 당초 차량용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장비 105억원어치를 세원에 공급키로 계약했다가 이 가운데 67억원어치는 계약을 취소키로 했다는 공시를 냈다. 취소금액은 이 회사 작년 매출(37억원)의 2배가량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공시가 허위로 판명나더라도 이를 제재할 만한 수단이 없는 게 문제"라며 "과거에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세 차례 이상 지정되면 퇴출시키는 '3진아웃제'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런 수단도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증권선물거래소는 공시를 번복한 상장사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횟수가 잦으면 투자유의종목으로 추가 지정한다. 그러나 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도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