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서 큰 손 '개미'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4일 코스닥 시장에선 탑엔지니어링이 '수퍼개미'의 지분 취득 소식에 상한가로 치솟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후 2시40분 현재 주가는 전날보다 780원 오른 602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장 마감 후 개인 투자자 손영태씨는 탑엔지니어링의 주식 81만1859주(5.45%)를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그는 "지난 2~3년간 탑엔지니어링의 전반적인 경영 상황을 지켜봤다"면서 "제품개발 등 기술력은 뛰어나나 경영 전반에 대한 능력 부족으로 실적이 전년 대비 43%나 감소한 것을 보고 경영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호세력들을 결집해 탑엔지니어링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 적대적 M&A를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말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대주주 지분이 15.47%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손씨는 지난 3월 열린 탑엔지니어링의 주주총회에 대해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탑엔지니어링 외에도 최근 코스닥 시장에선 개인 투자자들의 등장으로 해당 기업의 주가가 출렁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동금속은 지난 4월30일 개인 투자자인 김형국씨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6.34%를 확보했다고 밝힌 후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과 3일 연속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데 이어 이날 역시 장 중 한 때 상한가 근처까지 치솟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대원산업이 개인 투자자 박성득씨의 지분 매입으로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박성득씨는 2006년 8월부터 대원산업의 지분을 꾸준히 늘려 현재 60만6500주(5.0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중앙바이오텍은 지난 2월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힌 개인 투자자 한동환씨가 지난달 12일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미끄러진 케이스다.

회사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진의 노력이 부족해 경영 참여를 선언했던 한 동환씨는 두달여 만에 보유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대규모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신민석 연구원은 "큰 손 '개미'들의 등장으로 M&A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주가가 출렁이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리스크 역시 커 따라서 매매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당부했다.

지분을 확보한 개인 투자자와 회사측 간의 지분 경쟁 등이 쉽게 풀리는 문제가 아닌데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들어왔다 주가가 오르면 팔아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

신 연구원은 "지분 경쟁을 위해 시장에서 주식을 더 사야하니까 주가가 많이 오를 순 있지만, 경쟁에서 진 쪽에서 물량을 대거 쏟아내거나 할 경우 급락 속도도 빠르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