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윤 대우캐피탈 사장은 부하 직원들에게 "둥근 돌이 되지 말고 모난 돌이 돼라"고 강조한다.

요즘 말로 하면 "까칠해지라"는 주문이다.

이처럼 이색적인 충고를 하는 이유는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둥근 돌보다 오히려 모난 돌이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둥글둥글한 사람이 사랑받을지 몰라도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모난 돌이 돼야 한다.

집을 짓거나 둑을 쌓을 때 둥글둥글한 돌은 쓸 수가 없고 각이 져 있는 돌이 틈을 메우고 모서리를 채워 튼튼하게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고 모난 돌의 가치를 설명한다.

이런 가치관 때문에 우유부단하거나 추진력이 부족한 사람보다 신속하게 판단하고 재빨리 행동하는 인재상을 선호한다.

자신의 경영관을 한마디로 요약해달라고 하면 '스피드 경영'이라고 대답한다.

스피드 경영을 추구하기 때문에 책상에 결재 서류가 쌓여 있는 법이 없다.

강 사장은 "실무자와 대화를 나눈 후 곧바로 신속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결재 서류를 쌓아 둘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스피드 경영 덕분인지 강 사장이 가는 곳의 실적은 금세 좋아졌다.

대우자동차에서 영업맨으로 근무하던 시절 그는 항상 꼴찌 판매 영업소로 발령이 났다.

강 사장은 1991년 대우자동차 200여개 영업소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던 서울 목동영업소를 6개월 만에 1등 영업소로 탈바꿈시켰다.

20여개 본부 중 자동차 판매실적 꼴등이던 서울본부도 1년 만에 1등으로 만들어놨다.

그는 "무슨 일이든 신속하게 하려다 보면 남보다 먼저 움직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해결책이 보인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결과에만 집착할 수 있는 스피드 경영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감성경영도 강조하고 있다.

스피드로 효율성만을 추구하다 보면 구성원 간 팀워크를 놓치기 쉬운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신바람 직장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전 직원과 함께 문화 공연을 관람하거나 호프데이를 수시로 열어 임직원 간 격의 없는 대화를 유도해낸다.

동시에 강 사장은 투명 경영을 역설하고 있다.

"한 명의 리더가 모든 직원을 만족시켜 줄 수 없더라도 공통된 비전을 향해 함께 나가기 위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데 투명 경영이 그 공감대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