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 감소·콜레스테롤 저감·노화 방지·이뇨(利尿) 촉진….건강 기능성 음료를 놓고 음료회사와 제약회사들 간 '영역파괴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최근 웰빙(참살이) 붐을 타고 수요가 늘고 있는 녹차에 특정 신체 기능 강화를 돕는 성분을 첨가한 건강기능성 녹차를 음료·제약업체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

◆음료야? 약품이야?

해태음료는 지난 2일 노화 방지 효과를 지녔다는 '차온 까만콩차'를 출시하고 빅모델 정우성과 지현우를 내세워 대대적인 광고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차온 까만콩차'에 콜라스테롤 저감과 비만예방 효능을 지닌 검은 콩을 재료로 썼다는 점을 강조한다.

강두호 해태음료 브랜드매니지먼트 팀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차음료에 칼로리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지만 올해에는 차음료에 특정 효능과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코카콜라는 지난 3월 피부미용 효과가 있다는 알로에 베라를 첨가한 '맑은 하루녹차'를 출시했고,동원F&B는 지난달 체지방 감소효과를 지닌 'EGCG' 성분을 강화한 '부드러운 L녹차'를 내놓았다.

백상철 동원F&B 상무는 "다이어트에 민감한 여성들 사이에 호응을 얻고 있다"며 "올 매출이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음료업체들의 기능성 차음료 출시에 불을 댕긴 것은 제약업체다.

광동제약이 지난해 7월 내놓은 '옥수수수염차'는 6개월 만에 1000만병을 판매했고 올 들어서도 2월 340만병,3월 430만병,4월 600만병 등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올 판매 목표는 350억원(출하가 기준)이다.

이 제품은 한방에서 이뇨작용과 부기제거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옥수수 수염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적극 마케팅해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600억원에서 올해 25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차음료시장에서 기능성 차음료가 500억∼10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수명 짧아진 음료시장


기능성 차음료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이유는 음료제품이 유행을 타면서 수명이 대단히 짧아졌기 때문.1990년대 히트작 '갈아만든 배'의 경우 매출 증가세가 4∼5년 지속됐지만 2004년 '아미노업'은 2년,지난해 '왕의 남자' 이준기를 모델로 쓴 음료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1년 만에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해태음료의 경우 지난해 히트작 '레몬에이드'가 올해 출시된 '자몽에이드'에 역전당했다.

이 때문에 음료업체들은 기능성 차음료 신제품을 새로운 캐시카우로 지목,대대적인 광고로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김영건 해태음료 홍보팀장은 "이제는 마시기 편하다는 이유만으로는 고객을 붙들 수 없다"며 "사람마다 자신에게 필요한 성분을 지닌 음료를 찾고 있다는 점에 마케팅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