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금리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와세다대 교수(일본 대장성 전 차관)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 신라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중앙은행(BOJ)은 조만간 금리를 올리겠지만 급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해 "일본 중앙은행이 3∼4개월 안에 현 0.5% 수준인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본 금리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세 번을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1.2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되지도 않을 뿐더러 일본과 미국 및 유럽 간 금리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엔 캐리가 일본으로 급격히 환류할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현재 금리는 0%에 가깝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한다 해도 이는 정상화의 과정일 뿐이며 엔 캐리 자금을 환류시킬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과잉 유동성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세계 곳곳을 파고들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증시 붐으로 이어졌다"며 "약간의 거품도 껴있지만 갑자기 꺼질 가능성보다는 조금씩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미국의 경기하락이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만큼 미국 경기가 나쁘지 않고 중국 경제는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두 거인이 잘 버티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세계경기는 호조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주택경기에 대해서도 일종의 조정 국면으로 본다고 하면서 "주택경기 하락이 아직 가계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두 나라의 경기가 조정을 받으면서 세계 경기도 함께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현재 9~10%대의 성장률이 올림픽 이후 8~9%대로 약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일본의 개혁이 계속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의 구조개혁은 이제 일단락 됐다고 진단하며 "1990년대 중반 일본의 회사들은 구조개혁을 진행했고 산업들이 재조정됐다.

일본엔 원래 5개 철강회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 2개 그룹만이 남았다.

또 20여개였던 은행이 4개로 재편됐다.

50여개였던 석유회사는 5,6개 남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1990년대 산업구조 재조정이 오늘날의 경기 상승을 가져왔고 일본경제를 전보다 강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낮아진 4%대의 성장률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증거"라며 "지금까지 한국 경제가 잘 해온 것 처럼 앞으로도 잘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