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광고 전단에 40대 주부모델 파격 기용

"고객과 함께 내일을 꿈꾸며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창조한다."

GS그룹의 경영 이념이다.

고객 자체가 GS 경영의 일부라는 얘기다.

GS는 일반 소비자와는 직접적인 거래가 없는 B2B 영역까지 소비자 밀착경영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GS는 계열사별로 제품 컨셉트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모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GS의 소비자 밀착경영은 '여성'에 집중되고 있다.

까다로운 여심(女心)을 잡아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대하자는 취지에서다.

정유사인 GS칼텍스는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른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슈머 마케팅'을 도입했다.

여성 고객의 시선에서 주유소를 개선하기 위한 '아름다운 모니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 '아름다운 모니터'는 전국의 만 18세 이상 여성운전자들을 모니터로 선정, 주유소 서비스 및 주변 환경을 평가하는 제도다.

지난 3월에는 8기 모니터 요원 700여명을 모집하는 데 4900명이 지원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들의 맹활약은 GS칼텍스의 마케팅 전략에 적극 반영된다.

각종 아이디어는 새로운 고객층으로 부상한 여성 운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주유소 매출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GS칼텍스는 또 문화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여성 모니터 요원들의 활약을 유도하고 있다.

'시네마브런치', '놀토어린이공연' 등의 실속 있는 문화 혜택을 제공, 기존 정유사들의 천편일률적인 마케팅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여성 소비자의 섬세하고 꼼꼼한 성향은 프로슈머 마케팅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요한 소비 주체이자 문화 주체로 부상한 여성 고객층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아예 백화점 전단에 고객 모델을 세우며 소비자 경영을 펼치고 있다.

매장 운영에 고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다.

20대 모델 일색이던 백화점 전단에 40대 주부고객이 등장한 것. GS스퀘어 백화점이 처음 시도했다.

이 행사의 이름은 '프로주부의 쇼핑탐방기'. 주부 모델들이 매장에서 쇼핑한 아이템을 직접 착용하고 사진을 찍어 전단에 올리는 방식이다.

GS스퀘어 백화점은 또 '리빙'과 '키친'을 테마로 고객참여 행사를 진행, 고객이 직접 쇼핑한 리빙 제품과 고객이 요리한 '레시피'를 전단과 미니홈피에 소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주부 모델이 활동한 이후 각 점포들은 매출 목표를 20~30% 초과했다.

GS마트도 2002년부터 고객자문단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자문단제도는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과 매장 담당자들이 매월 1회씩 회의를 통해 개선점을 도출하는 시스템이다.

고객들의 의견이 매장 운영에 적극 반영됨은 물론이다.

소비자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도 있다.

GS홈쇼핑은 'NPD(New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를 운영, 소비자들이 신상품 선정에 참여하게 했다.

매주 4회에 걸쳐 이뤄지는 NPD 미팅은 홈쇼핑 상품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첫 번째 관문이 됐다.

특히 NPD 프로세스에 어떤 고객이 선정되는지, 회의 장소가 어디인지는 GS홈쇼핑의 임원조차도 알 수 없다.

상품 선정 과정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외부 압력이나 청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GS건설은 소비자 경영을 위해 주부 모니터 제도인 '자이안 매니저'를 운영하고 있다.

입주시 발생하는 하자와 고객의 불만 등을 판단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대변해주는 게 주부모니터들의 임무다.

따라서 이들은 고객과 최접점에서 활동하면서 고객과 GS건설을 이어주는 '끈'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GS건설의 '자이안 매니저'는 1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프로젝트나 입주 단지별로 별도 인원을 활용하고 있다.

주부 자문단도 있다.

GS건설의 주부 자문단은 일반 주부 모니터 5명과 사내 임직원 부인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다시 주방파트, 욕실파트, 수납파트의 3개 파트별로 전문화 집단을 구성하고 있다.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검토한 후 시스템 개선에 반영하는 게 이들의 임무다.

GS 관계자는 "단순한 고객 만족의 차원을 넘어 고객들이 직접 서비스를 창출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며 "에너지 및 유통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소비자 위주 경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