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기는 호전되고 있지만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오히려 줄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1일 발표한 '월별 근로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업원 5인 이상 기업들이 지난 3월 중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임금총액(기본급+시간외 수당+상여금)은 1인당 평균 28만1158엔(약 224만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0.4% 줄었다.

평균 임금 감소세는 4개월 연속 이어졌다.

임금총액 중 기본급은 24만8850엔으로 전년 동월비 0.9% 감소했다.

잔업수당 등 시간외수당은 1만9806엔으로 0.4% 줄었다.

시간외수당이 감소한 것은 4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근로자들의 임금이 줄어든 것은 일본 기업들이 엔화 약세로 사상 최대 이익을 낸 데도 불구하고 국제경쟁력 유지를 위해 임금인상을 극도로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파트타이머 등 비정규직 사원이 늘고 있는 것도 평균 임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근로자들의 임금이 증가하지 않아 개인 소비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실제 일본 경제는 작년 4분기(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로 5.5%에 달했지만 소비지출은 같은 기간 중 1% 이상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소비지출은 지난 1월과 2월 각각 1.0%와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나오키 이즈카 미즈호증권 수석 경제분석가는 "근로자들의 임금이 늘어나지 않는 한 개인소비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기업들이 인력 부족 등으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는 있지만 아직 임금을 올리는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실업률이 4.0%로 9년 만에 최저 수준인 데다 단카이(團塊·베이비붐) 세대 정년 퇴직 등으로 15년 만에 노동력 부족 현상이 발생한 만큼 기업들이 조만간 임금을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