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장 국회 파업상태..국민께 고발하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일 "국회가 지금 파업 상태에 들어가 있다"며 "한나라당의 사학법 연계 전략은 일종의 인질정치 내지 파업정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날 폐회된 4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개정 논란으로 국민연금법과 로스쿨법 등 주요 민생개혁법안 처리가 무산된 것과 관련,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 눈에 빤하게 보이는데 이런 걸 무산시켜버린 국회가 과연 국회인가"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그전에도 국회의 파업사태는 더러 있었지만 우리나라 헌정사상 이번의 파업사태가 가장 장기적이고 심각한 것"이라며 "지금 몇몇개 매우 중요한 법안들이 1년6개월이 넘게 사학법에 발목이 잡혀있고, 이미 통과된 수십가지의 법안들도 사학법에 전부 발목 잡혔다가 몇 달씩 지체돼 통과돼서 국정운영에 지장이 막대하고 국가적 손실이 막대하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 모든 것들을 세세하게 정리해서 국정브리핑이라든지 청와대 브리핑에 게재해서 국민한테 고발해 주시기 바란다"고 국무위원들에게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이런 막강한 뱃심에 대해서 정말 놀랍게 생각하고, 이런 막강한 뱃심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인지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여론이 뒷받침하고 민심이 뒷받침하는 것 아니겠느냐. 정책에 무관심한 여론이 이와 같은 국회의 파업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여론의 각성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나아가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를 겨냥,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지금 국정을 이렇게 발목을 잡아서 어렵게 만들어 놓고, 자기들이 대통령이 되면 국정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대통령이 되고도 국정을 이렇게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치권, 그리고 국민들이 지금 우리 한국이 처한 상황을 조금 안일하게 보고 있는가 걱정이 된다"며 "지금 항상 입으로는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중국이 추격해온다고 얘기를 하고 있으면서 우리나라의 국가경영의 문제에 관해서는 그런 긴장감이 몹시 태연하고, 아주 나태한 국정운영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매우 걱정"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연금법 등 처리 무산에 대해 "하나하나가 개혁입법이고 민생입법인 이들 법의 통과가 지체됨으로써 이미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손실들이 계속 발생할 지 모른다"며 "국회를 마비시켜두고 있는 이런 상황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관련 법의 조기 처리를 위한 협상.설득 노력을 당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회의 태업사태가 국민들에게 얼마만큼의 손실을 끼치고 있는지 그 점에 대해서, 이번 일만은 앞으로의 국회와의 관계에서 좀 어려움이 예상되더라도 아주 명백히 정리를 해서 국민들에게 꼭 보고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