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날개없는 추락'…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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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레이저'로 비상하던 모토로라가 갑자기 추락하고 있다.
지난 1분기 3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고 시장점유율도 22.2%에서 17.5%로 미끄러지면서 모토로라의 미래에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레이저 후속 모델과 3G 기술개발 보다는 레이저 판매 극대화에 집착해 더 높이 오르려는 우(遇)를 범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가장 성공적일 때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정상에 올라서면 잊어먹기 십상인가 보다.
레이저가 나온 지 약 1년반이 지난 작년 4월의 컨퍼런스콜(전화로 진행하는 기업실적 설명회)에서 에드워드 잰더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말을 했다.
"많은 분들이 레이저 다음 제품은 무엇이나고 물어보는데 나는 더많은 레이저 폰들이 될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작년 1분기에 모토로라 실적이 30%나 뛰었기 때문에 자신만만했던 것이다.
그래도 모토로라의 경우는 좀 심했다.
스타택이 히트친 이후 사세가 기운 과거를 너무도 빨리 잊었다.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잰더이지만 '단일 모델 1억개 판매'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레이저가 수립하자 눈에 콩깍지가 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잰더는 2004년 1월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에서 모토로라 CEO로 옮겨오면서 새로운 경영기풍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다.
모토로라의 관료주의적이고 내부지향적인 기업문화를 타파하고 실리콘밸리의 활력을 불어넣으려 했다.
임원실도 개방구조로 바꿔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했다.
그러나 휴대폰 사업을 장악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유럽지역 영업 책임자였던 론 개릭스를 휴대폰 사업부 대표로 앉히면서 그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것이다.
개릭스는 3G 플랫폼과 후속모델 개발을 중단시키고 회사의 모든 자원을 레이저 폰 생산에 집중토록 했다.
판매가격을 낮추고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를 모델로 해 판매증대에만 힘썼다.
그리고 애플과 손잡고 음악기능이 뛰어난 휴대폰 로커(Rokr)를 개발하는 등 3G 이전 기술에 집착했다.
회사 내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디지털 기술로 옮겨가는 산업 내 조류를 따라가지 못하고 실패한 스타택의 전철을 다시 밟는 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흐름을 돌이키진 못했다.
모토로라는 작년 말까지 3G 서비스를 출시하려던 미국 이동통신회사 싱귤러 와이어리스에 3G 단말기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모토로라에서 분사한 반도체 회사에서만 3G 휴대폰 칩을 공급받기로 한 모토로라의 '자식 사랑'이 자승자박이 됐다.
이 회사가 3G 칩 개발을 제때에 완료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싱귤러는 삼성전자로부터 3G 휴대폰을 공급받기에 이르렀다.
새 제품을 개발하는 데 2~3년이 걸리는 휴대폰 비즈니스에서 신제품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치명적이다.
이 때부터 모토로라의 추락은 예견되고 있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지난 1분기 3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고 시장점유율도 22.2%에서 17.5%로 미끄러지면서 모토로라의 미래에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레이저 후속 모델과 3G 기술개발 보다는 레이저 판매 극대화에 집착해 더 높이 오르려는 우(遇)를 범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가장 성공적일 때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정상에 올라서면 잊어먹기 십상인가 보다.
레이저가 나온 지 약 1년반이 지난 작년 4월의 컨퍼런스콜(전화로 진행하는 기업실적 설명회)에서 에드워드 잰더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말을 했다.
"많은 분들이 레이저 다음 제품은 무엇이나고 물어보는데 나는 더많은 레이저 폰들이 될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작년 1분기에 모토로라 실적이 30%나 뛰었기 때문에 자신만만했던 것이다.
그래도 모토로라의 경우는 좀 심했다.
스타택이 히트친 이후 사세가 기운 과거를 너무도 빨리 잊었다.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잰더이지만 '단일 모델 1억개 판매'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레이저가 수립하자 눈에 콩깍지가 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잰더는 2004년 1월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에서 모토로라 CEO로 옮겨오면서 새로운 경영기풍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다.
모토로라의 관료주의적이고 내부지향적인 기업문화를 타파하고 실리콘밸리의 활력을 불어넣으려 했다.
임원실도 개방구조로 바꿔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했다.
그러나 휴대폰 사업을 장악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유럽지역 영업 책임자였던 론 개릭스를 휴대폰 사업부 대표로 앉히면서 그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것이다.
개릭스는 3G 플랫폼과 후속모델 개발을 중단시키고 회사의 모든 자원을 레이저 폰 생산에 집중토록 했다.
판매가격을 낮추고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를 모델로 해 판매증대에만 힘썼다.
그리고 애플과 손잡고 음악기능이 뛰어난 휴대폰 로커(Rokr)를 개발하는 등 3G 이전 기술에 집착했다.
회사 내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디지털 기술로 옮겨가는 산업 내 조류를 따라가지 못하고 실패한 스타택의 전철을 다시 밟는 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흐름을 돌이키진 못했다.
모토로라는 작년 말까지 3G 서비스를 출시하려던 미국 이동통신회사 싱귤러 와이어리스에 3G 단말기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모토로라에서 분사한 반도체 회사에서만 3G 휴대폰 칩을 공급받기로 한 모토로라의 '자식 사랑'이 자승자박이 됐다.
이 회사가 3G 칩 개발을 제때에 완료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싱귤러는 삼성전자로부터 3G 휴대폰을 공급받기에 이르렀다.
새 제품을 개발하는 데 2~3년이 걸리는 휴대폰 비즈니스에서 신제품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치명적이다.
이 때부터 모토로라의 추락은 예견되고 있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