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20만명 비인간적 성폭행 시달려"

일제 위안부 만행을 미국인들에게 알리기 위한 광고가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춰 워싱턴 포스트지에 게재됐다.

워싱턴 위안부대책위원회 등 3개단체는 이날짜 워싱턴 포스트 6면에 '위안부에 대한 진실(The truth about "COMFORT WOMEN")이라는 제목의 전면 광고를 싣고 일제시대 20만명의 여성들이 일본 정부에 의해 성노예로 동원됐다고 강조했다.

5장의 위안부 관련 흑백사진이 곁들여진 워싱턴 포스트지 광고는 "`위안부'라고 불리는 희생자들은 대부분 18세 이하였고, 일부는 12세의 어린 소녀들이었다"며 "그들은 군대 '위안소'에서 하루 최대 50회의 강간을 당하는 비인간적이고 모욕적인 성폭행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관리들은 그러나 생존자들의 증언과 명백한 역사적 기록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범죄를 인정하지 않은채 모호한 입장을 표명하는 등 단 한 번도 책임을 지거나 분명하게 사과한 적이 없다고 광고는 지적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최근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과거의 입장에서 후퇴하는 발언을 하고, 일본 정부의 직접적인 관여를 부인하는 캠페인에 나서 국제사회를 경악시켰다고 설명했다.

광고에는 또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인정하거나 보상을 하지 않은 가운데 아베 총리가 기존 입장에서 후퇴하는 발언을 한 것은 민주국가 지도자로서의 수치'라는 내용의 3월 24일자 워싱턴 포스트지 사설 일부도 들어갔다.

이밖에 월스트리트 저널과 아사히신문 등에 게재된 위안부 문제 사설과 논평,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등도 실렸다.

워싱턴 위안부대책위원회의 서옥자 위원장은 "푼푼이 모은 성금으로 전면광고를 내게 됐다"며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인간의 양심으로 용납될 수 없는 위안부 만행의 진실이 더욱 널리 알려지고 사과를 비롯한 합당한 해결책 마련이 앞당겨지길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