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선 승리로 재기에 성공한 심대평 당선자(대전 서구을)와 범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사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같은 충남 공주 출신에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인 두 사람은 재·보궐 선거의 결과가 나오기 무섭게 서로에 대한 친밀감을 나타냈다.

심 당선자는 26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 전 총장에 대해 "진정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한다면 함께 손잡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심 당선자가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인사들과의 접촉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지난달 정 전 총장과의 관계설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정인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은 반대한다"고 밝힌 것과도 상반되는 말이다.

교감이 있었던 걸까.

정 전 총장도 이날 "심 대표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으로 기회가 된다면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심 당선자에 대해선 "학교 선배로 좋아하지만 같이하는 건 별개 문제"라며 정치권의 다른 인사들에게처럼 거리두기를 했던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밀월'은 향후 정계개편을 대비하며 서로 이해가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두 사람 모두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에 포섭되지 않으면서 독자적인 정치기반을 구축해야 하는 처지여서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