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규화씨(57)가 신작 시집 '머슴새가 울었다'(계간문예)를 내놨다.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민중시들이 담긴 시집이다.

정씨의 시는 현실에 좌절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나름대로 구원을 찾는다.

그래서 그의 시들은 늘 처음같고 희망차다.

'최근에 와서 나는/ 그 바다를/ 기억할 수 없다/ 외로웠을 섬 하나 띄워 놓고/ 밀물과 썰물이 드나들던 기억을/ 찾을 수 없다/ 길이 끝나는 어디/ 바다는 은둔하고 있을 것이다/ 갈매기가 날아오르는 쪽으로/ 섬은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바다 찾기 섬 찾기'중에서)처럼 지치지 않고 희망을 찾는 강인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질적으로 안정된 현실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도 나타나 있다.

'마당이 있어야 한다'라는 시에서 그는 '풍물놀이가 신명을 돋우던 마당을/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 아파트는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고 노래한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현실을 고통스럽기보다는 여유롭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시집과 다르다.

그는 '미래를 여는 창은/ 굳게 닫혀 있고 에둘러 봐도/ 눈 둘 곳 없다/ 그렇지만 나는 행복하다/ 가난과 고통이 나를 바로 세우고 있기에/ 나는 남보다도 더 행복하다'('신의 축복'중에서)면서 전보다 삶에 초연한 모습을 드러낸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