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이번 주말 양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전망이라고 일본의 도쿄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이날 오는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 때 미·일 FTA를 향후 검토 과제로 다룬다는 양국의 입장이 확인될 것이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일 정상이 두 나라의 FTA를 의제로 논의하기는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미·일 FTA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요 경제과제로 올려 앞으로 정식 교섭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농업단체의 반발 때문에 미·일 FTA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 미국이 FTA 체결에 합의한 것에 자극받아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한 것이라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경제규모로 세계 1,2위인 미국과 일본이 FTA를 체결하면 세계 자유무역 체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 정상은 또 이번 회담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일본 수입 확대와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하고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조기 결론 내자는 공동 입장도 밝힐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과 일본 간 긴밀한 경제관계를 재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본의 농업계는 미국산 농산물 유입을 두려워해 미국과의 FTA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가 미·일 FTA를 당장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단 미·일 정상회담에서 '향후 과제'로만 설정한 뒤 본격적인 검토는 올 하반기 이후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총리는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동맹국이 공격받았을 때 일본이 반격할 수 있는 권리) 행사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또 종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감을 표시하고,북핵문제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